[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개그우먼 이영자(50)가 22일 KBS 연예대상을 받았다. 이영자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이미 1990년대에 발군의 활약을 벌였다. 하지만 당시는 연예대상을 받지 못했다.
재주는 많지만 영자의 재주를 펼칠 수 있는 ‘판’이 깔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영자는 실망하지 않고 ‘안녕하세요’ 등 소수의 프로그램만 하면서 자신의 색깔을 조금씩 강화시켜 나갔다.
2018년 KBS 예능이 전반적으로 침체했다고 하지만 이영자의 존재감은 조용히 빛났다. 영자는 걸쭉한 말솜씨와 순발력만 있는 게 아니다. 인간미에 공감력까지 갖췄다. 이 공감력은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경험에 바탕하고 있어 신뢰할만하다.
언제부터인가 ‘안녕하세요’에서 고민을 말하는 사람들을 위해 영자가 시원한 해법을 제시해줄 것을 기다리게 됐다. 충분히 들어주고 흥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솔직하게 조언을 하기 때문이다. 영자가 사연자의 상처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진정 어린 조언을 하는 모습을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영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웃기는 개그우먼이다. 한때는 웃음 성공확률 100%를 올리기 위한 강박도 있었지만, 리얼리티 예능들이 많아져 자연스러움과 공감력이 더 중요해지면서 오히려 영자의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영자는 MBC TV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도 프로그램을 살리는 역할을 했다. 영자는 먹방의 달인임은 물론 맛에 대한 토크는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아티스트 경지에 이른 상태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약간 섞인 그녀의 토크는 푸근하고 좋은 인성이 느껴진다. 그래서 ‘영자의 전성시대’는 제법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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