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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 캐슬’, 진가 발휘하는 염정아 연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영화 ‘완벽한 타인’ 개봉을 앞두고 염정아와 인터뷰했을때, 그녀는 여전히 연기에 목마른 듯한 반응을 보였다. 연기자로서 좋은 의미의 욕망과 욕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염정아는 1991년 데뷔후 무려 55개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슬럼프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1남2녀를 키우면서 생긴 연기공백과 더 좋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고민들이 함께 섞여 있었을 것이다.

그런 염정아가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한서진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물 만난 고기’가 됐다. 이제는 선지를 팔던 집의 딸 곽미향이라는 캐릭터가 하나 더 생겼다. 우아하고 빈틈 없는 한서진 캐릭터와 숨겨야 되는 과거의 곽미향, 두 캐릭터를 끌고 갈만한 능력의 소유자. 22일 방송에서는 캐슬의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곽미향이라는 사실이 이태란에 의해 공개되고, 집에 와 홀로 흘리는 눈물 연기도 기억에 남게 했다.

여기서 염정아는 출연자중 가장 많은 캐릭터와 붙는 역할을 맡아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간혹 관습적이고 전형적인 연기를 한 적도 있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디테일을 잘 살려내고 있다.

‘SKY 캐슬’에 나오는 인물중에서 가장 시청자가 감정선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해주는 인물이 염정아다. 캐릭터가 현실감과 흥미로운 요소 등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염정아의 연기도 한몫한다.

한서진은 극중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어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가령, 캐슬내 사람들인 노승혜(윤세아), 진진희(오나라), 차민혁(김병철)과의 관계는 겉으로 보기엔 너무 친해 마치 가족과도 같아 보이지만, 각자의 목적 때문에 속내를 숨기다 보니 친하게 지내다가도 팽팽한 신경전을 보인다. 염정아의 연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때로는 쫄깃한 긴장감을, 때로는 깨알 재미를 얻고 있다는 평이다.

또 영재네 비극을 소설로 쓰겠다는 이태란(이수임)과는 항상 날이 서 있는 모습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앙숙케미’를 보여주고 있고, 입시 코디네이터 김서형(김주영)과는 철저한 이해관계속 제휴다 보니 매회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인다. 서진은 최근 주영과의 싸움에서는 패배해, 혜나(김보라)를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만만치 않은 갈등이 예고됐다.

물론 염정아는 가족구도에서도 가부장적인 남편 강준상(정준호)과 전교 1등을 도맡아서 하지만 성격이 좋지않은 첫째 딸 강예서(김혜윤), 반항적이지만 가족의 사랑이 고픈 둘째 딸 강예빈(이지원)에게도 각각의 방식으로 대하고 있다.

한서진(염정아)는 캐슬속 인간들이 구축해놓은 세계에서는 퍼펙트형 엄마이자 아내다. 입시 코디네이터 주영이 팀을 이룬 선생을 향해 “여러분은 선생님이 아닙니다. 성적 트레이너일 뿐입니다. 그 누구도 당신들을 은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고, 또 차민혁 교수가 입시 코디네이터 주영으로부터 어렵게 구한 예상문제 노트를 쌍둥이 아들이 친구들과 돌려봤다고 하자 “적군한테 총을 나눠준 것과 뭐가 달라. 나 빼곤 다 적이야”라고 말하는 세계에서 한서진은 적응력과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다. 서진은 전교 1등하던 딸 예서가 전교 4등으로 떨어지자 난리가 난다.

하지만 이 같은 블랙 코미디에는 균열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때 염정아의 연기는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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