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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가 분양 받았는데 내부 기둥이…법원 “계약 해지 가능”
[사진=헤럴드경제DB]
-“기둥 존재 알았다면 계약 안 했을 것” 분양대금 6억 전액 반환 판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상가를 분양하면서 공간 제약이 생길 수 있는 기둥의 존재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면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전주 민사1부(부장 남성민)는 상가를 분양받은 김모 씨가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낸 계약금 반환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주택조합은 김 씨에게 이미 지급받은 분양대금 6억2400만원 전부를 반환해야 한다.

재판부는 주택조합이 기둥의 존재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김 씨를 속였다고 판단했다. 주택조합 측은 상가 내에 기둥이 설치된다는 것은 별도 설명 없이도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고, 설계도면에 기둥을 기호로 표시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둥이나 환풍구 존재를 알았다면 김 씨가 적어도 이 가격으로는 상가를 분양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의성실의 원칙상 김 씨에게 미리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15년 4월 전북 전주시에 있는 신축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받았다. 건물 공사가 끝난 후 김 씨는 뒤늦게 분양받은 상가 내부에 기둥 3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상가 한복판에 기둥 1개, 양쪽 벽면의 중간에 2개의 기둥이 있었다. 좌측 유리 벽면에는 높이 1.1m, 너비 1.9m의 환풍구도 설치돼 있었다. 기둥과 환풍구로 인해 시야가 가려졌고, 공간사용이나 동선에 큰 제약이 발생했다. 결국 김 씨는 2016년 6월 “기둥 등 존재에 관해 미리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분양 계약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김 씨와 함께 소송을 낸 박모 씨도 항소심에서 분양대금의 10%인 5000만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인정받았다. 박 씨가 분양받은 상가 내부에도 기둥 2개가 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쪽 벽면 모서리에 설치돼 공간 활용에 큰 제약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해 배상액을 낮췄다.

이번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창천의 박건호 변호사는 “앞으로 주택조합이나 분양대행사들은 상가 내 기둥, 환풍구 등 주요 시설물의 존재와 위치 등에 대해 명백히 고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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