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후보의 지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EPA연합뉴스] |
2차 투표 비호감 대결 예상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브라질 대선 1차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우 성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 보우소나루가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을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일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 발표에 따르면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32%로 2위인 페르난두 아다지 노동자당(PT) 후보(21%)와의 격차가 11%포인트로 벌어졌다.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보우소나루 44% 대 아다지 42%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불과 일주일 전 조사만 해도 결선 투표에서 아다지 42%, 보우소나루 38%로 아다지가 이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선거 막판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오는 7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28일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아다지는 ‘좌파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계자다. 룰라 전 대통령의 옥중 출마 포기 후 아다지의 지지율은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보우소나루의 상승세에 밀려 주춤하다.
지난해 프랑스 대선에서는 극우 후보 마린 르펜이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서 큰 표차로 패했다. 결선투표에서 극우를 경계하는 중도 유권자들의 표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몰렸기 때문이다.
페르난두 아다지 노동당(PT) 후보가 선거 유세에 나섰다.[AP연합뉴스] |
하지만 보우소나루는 결선 투표 승리는 물론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중도 우파 후보의 결선 투표 진출 가능성이 낮아지자 보우소나루를 대안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툴리우 바르가스 재단의 정치과학 교수인 세르지오 프라카는 1차 투표 당선 가능성과 관련 “지난주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며 “현재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포브스는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리틀 트럼프’라 불리는 보우소나루가 현지 일간지 1면을 모두 장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성 유권자들을 비롯 높은 거부감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다. ‘브라질의 트럼프’라 불리는 보우소나루는 여성ㆍ동성애자 등에 대한 막말로 유명하다.
노동자당 역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동자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온건파 유권자 숫자도 상당하다. 브라질의 심각한 불황과 부패 스캔들이 2003~2016년 노동자당 집권 시기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타폴랴 조사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를 절대 찍지 않겠다는 유권자는 45%, 아다지는 41%였다.
리우데자네이루주립대 정치연구소의 제랄도 몬테이루는 “대부분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그의 공약은 읽어보지도 않고 노동자당이 싫어서 찍을 것”이라며 “2차 투표에 가게되면 두 후보가 중도 유권자 공략 대신 상대방에 대한 거부감을 높이기 위해 더 과격한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