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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사라지는 지하철 상업광고…“예술작품 대체” vs “적자 눈덩이”

-2022년까지 40곳 ‘광고없는 지하철’ 변신
-“1년 광고비 440억 어디서 채우나” 반발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내 모든 지하철역에서 광고를 없애고 대신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지하철을 더욱 힘겹게 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7일 열린 ‘2018 사회문제해결디자인 국제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박 시장은 상업광고가 전혀 없는 우이신설선 경전철을 성공사례로 소개하며 “35억원 광고를 포기하고 서울시가 보유한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신설동역에 전시해 완전히 예술역으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이날 박 시장은 “앞으로 서울시의 모든 지하철역의 광고를 끊고 예술역으로 바꾸려고 논의하고 있다”며 “공공 공간을 미술관으로 바꿔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같은 변화엔 우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일 때마다 불쾌한 감정을 유발했던 성형광고, 선정적인 게임 광고 등이 사라진다는 데 환영이라는 반응과 함께 빈 자리를 예술작품으로 채울 수 있다면 일석이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구상의 현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뒤따르고 있다. 광고수익 저하로 인해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광고로 얻는 수익은 매년 수백억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1년 광고수익은 440억원에 달한다. 모든 상업광고를 없앤다고 가정할 경우 재정 440억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서울교통공사가 당면한 열악한 재정상황은 이번 구상이 현실성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5253억원을 기록했으며, 2013년(4172억원)과 비교하면 26% 증가했다. 이같은 상승세를 감안하면 올해 재정적자는 6000억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번 구상의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

박 시장의 멀리 내다본 구상에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상업광고 없는 지하철역을 2022년까지 4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우선 시청역·성수역·경복궁역·안국역 등 10곳에서 상업광고를 내리기로 결정했지만 해당 구상안이 모든 지하철 역에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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