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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도유치원 붕괴…8번 막을 기회 있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서울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다.[제공=연합뉴스]

-서울교육청, 안전대응 상황 중간점검 결과 발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서울상도유치원 붕괴 사태를 막을 수 있는 8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관련 행정기관 및 시공사 측의 안이한 대처로 이를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상도유치원 안전대응 상황 관련 중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서울시교육청은 상도유치원 붕괴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두차례의 안전검검을 실시했으나, 붕괴 위기를 감지하지 못했다.

모든 학교는 매년 4회 학교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하게 되어 있고, 상도유치원도 이에 따라 1차 2월 6일, 2차 6월 14일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나 아무 이상이 업슨 것으로 결과가 보고됐다. 3차는 오는 12월 4일 실시 예정이었다.

이에 상도유치원 측에서는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에게 3월 31일 현장 자문을 의뢰하였고, 철저한 지질조사를 거쳐 안정성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자문결과를 4월 2일 동작구청과 시공사, 동작관악교육지원청으로 발송했다.

이에 대해 동작구청에서는 안전 보강조치를 하도록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 등 건축관계자에게 지시하였다는 회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기회는 그 이후로도 몇차례 더 있었다.

유치원은 5월 14일 학부모대표인 학교운영위원장, 원장, 원감, 행정실장, 시설주무관, 동작구청 관계자 2명이 현장사무실을 방문해 시공사 대표자들에게 안정성 확보를 요구했다.

이어 5월 17일에도 상도유치원은 안전진단 예산을 신청하기 위해 동작관악지원청에 문의를 하였으며, 교육지원청은 원인자인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안내를 했다.

이에 따라 유치원은 5월 24일 시공사 측에 원인자 부담에 의한 안전진단을 요청하기 위한 협의회 개최 공문을 발송했지만, 아무런 답변이나 조치가 없었다.

이후 유치원 측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학교예산으로 안전진단을 받기로 결정했으며, 시공사 측은 아무런 조치 없이 6월경부터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다.

터파기 공사 시작 이후 안전진단 업체의 두차례에 걸친 계측(6월 29일, 7월 27일)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고, 8월 22일 3차 계측시 건물 밖 옹벽의 신축줄눈이 30~40㎜ 증가했고, 일부 바닥의 균열도 추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건물에는 이상 징후가 발견 되지는 않았다.

태풍 솔릭이 지나간 이후인 유치원은 9월 4일 오전 건물 밖 옹벽 상부에 30㎜균열과 지상 1층의 벽체의 균열이 발견되어 긴급 안전진단을 업체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개최된 9월 5일 대책회의에서는 교육청, 안전진단업체, 현장소장, 설계 감리자 등이 참석했으며, 설계감리자는 현재 공사 현장은 안전하며, 옹벽의 벌어진 틈도 허용오차 범위에 있어 앞으로 건물에 변이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의견에 따라 9월 7일까지 보완대책을 수립하기로 했으나, 앞서 9월 6일 저녁 폭우가 내리면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총 8번의 붕괴 우려에 따른 안전진단과 대책요구 등이 있었으나, 시공사와 설계감리 업체의 이야기만 듣다가 결국 붕괴를 막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교육청은 “이번 중간발표 후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로 확인하여 발표할 예정이며, 서울시교육청은 사고대책본부(부교육감)를 중심으로 학교 주변 공사에 대한 안전대책 및 유치원의 조속한 교육활동 정상화를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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