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술서 혐의 부인, 10월 5일 1심 선고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제 재산은 집 한 채가 전부다. 검찰이 말하는 그 돈은 알지 못한다. 거듭 말하지만 저는 어려운 시기 치열하게 살아왔으나 부당하게 돈 탐하거나 권력을 쓰지 않았다.”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1심 선고 공판은 내달 5일 오후 2시 열린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15분간의 최후진술을 통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부정부패, 정경유착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이를) 경계하며 살아온 저에게는 너무나 치욕적인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어린 시절 혹독한 가난 속에서도 행상과 청소부 일하면서 대학 다녔지만 비굴하게 남에게 구걸하거나 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임 중 전 재산을 장학 복지사업에 기부했다. 정말 아껴쓰고 모은 떳떳한 자산이었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했지만, 일찍이 어머니와 한 약속이었고 우리 사회가 가난의 대물림 끊는 정책과 제도를 위해 가진 사람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판단해서 한 일이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실소유주 의혹도 거듭 부인했다. 그는 “(이상득) 형님이 33년 전 설립해 아무 탈 없이 경영해왔는데, 검찰이 나서 나의 소유라고 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세상에 많은 소유권 분쟁 보아왔지만 한 사람은 내 것이고, 한 사람은 내 것이 아니라고 하는 이런 일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다스 주식 한 주도 가져본 적도 없고, 따라서 배당도 받은 적도 없다”며 “가끔 자문해 준 적은 있지만 그게 문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으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원을 받았다는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삼성이 소송비를 내줬다는 것은 이 사건 수사 때 처음 들었다”며 “뇌물 대가로 삼성 이건희 회장을 사면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을 근거로 저를 기소한 것은 분노를 넘어서 비애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단언컨대 저는 재임 중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재벌 총수 단 한 사람도 독대하거나, 금품을 건네받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다. 또 111억여원을 추징해달라고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저지른 반헌법적 행위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를 통해 무참히 붕괴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굳건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