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이후에는 침수 등으로 바이러스가 퍼져 유행성 각결막염, 급성 출혈성 결막염(아폴로눈병) 등 유행성 눈병이 유행할 수 있다. 눈을 만지지 말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
-유행성 각결막염ㆍ아폴로눈병 등 주의해야
-개학 시즌이라 퍼질 우려…“안대 착용 금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강풍을 동반한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가면 이후 각종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안과 감염병(유행성 눈병)인 유행성 각결막염과 아폴로눈병으로 불리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 등 유행성 눈병이 발호할 가능성이 있어 문제다. 아직 고온다습한 날씨인 데다, 각급 학교가 여름 방학을 마치고 이미 개학했거나 개학을 앞두고 있어 집단 감염의 우려마저 있다.
특히 어린이는 눈에 통증이나 이상 증상이 느껴져도 지나가기 일쑤다. 때문에 태풍으로 인한 침수 등으로 오염된 물이 눈에 바로 들어갈 경우 감염성 결막염 등 유행성 안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23일 질병관리본부의 안과 감염병 표본 감시 체계(전국 의료기관 92곳 대상)에 따르면 유행성 각결막염의 경우 올해 32주(이달 5~11일) 동안 외래 환자 1000명 중 34.1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명을 넘어선 것으로, 31주(지난달 29~이달 4일ㆍ28.5명)보다 무려 19.6%나 증가한 수치다. 30주(지난달 22~28일ㆍ24.9명)이 이어 3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주의가 요망된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의 경우 올해 32주 동안 외래 환자 1000명 중 0.8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30주부터 3주째 같은 수치이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두 질환 모두 개학, 태풍 등으로 환자 수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본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6 안과감염병 표본감시체계‘ 자료를 보면 안과 의원 80곳의 경우 0-6세 환자가 1000명당 149명으로 가장 높았고, 7~19세가 75.1명, 20세 이상이 23.9명 순이었다. 단체 생활이 잦은 어린이, 청소년에게 유행성 각결막염이 많이 발생했다는 방증이다.
송상률 건양대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교수는 “결막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점막이다”며 “결막염이란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미생물과 꽃가루나 화학 자극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철 유행성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로 인한 결막염으로, 대표적으로 유행성 각결막염, 인두 결막염,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있다”며 “눈물과 눈곱이 많이 생기고, 이물감, 가려움, 눈부심 같은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 중 흔히 발생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한 눈병이다. 아데노바이러스가 각막과 결막을 동시 침범해 발생하게 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어른은 주로 눈에 국한된 증상을 보이는 반면 어린이는 고열, 인후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보통 양쪽 눈에 염증이 생긴다. 염증은 한쪽 눈에만 생길 수도 있다. 양쪽 눈에 병이 난 경우 대개 먼저 병이 난 쪽에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잠복기는 접촉 후 보통 5~7일 정도로 대개 3~4주간 지속된다. 감염된 이후 2주가량 전염성을 갖게 된다.
송 교수는 “유행성 각결막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발병 초기 충혈과 이물감이 있고 눈물이 많이 나온다”며 “눈꺼풀 부종,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귀밑, 턱밑에서 임파선 종창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결막 표면에 막이 생성될 경우 각막 표면을 긁게 돼 통증이 심해질 뿐 아니라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환자 중 일부는 각막 중심부에 이차적으로 발생한 상피 각막염으로 인해 눈부심을 호소하기도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 발생 시 초기에는 얼음 찜질로 부종과 통증을 완화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눈꺼풀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생기면 바로 안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송 교수는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부심을 줄이는 것은 좋지만, 안대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바이러스에 손상된 세포가 2차 세균에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점안한다.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증상 발햔 이후 약 2주간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환자는 손을 자주 씻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한편 주변 사람과 직접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 환자의 가족들은 수건, 비누, 침구 등을 반드시 따로 사용해야 한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며 결막 출혈 증상을 보여 충혈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물감도 느낄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에 비해 발병 후 지속 기간은 짧은 편이지만 역시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 교수는 “유행성 안 질환 증세가 의심될 경우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전문의로부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인공 눈물로 씻어내 눈에 세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질환 모두 가족 중 감염자가 생기면 손수건을 따로 사용해야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예방법은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ken@heraldcorp.com
<여름철 유행성 눈병 환자 행동 수칙>
▶눈을 비비거나 비눗물ㆍ수돗물로 씻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한다.
▶가급적 눈을 만지지 말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다.
▶눈병에 걸렸더라도 안대를 착용하지 않는다.
▶자주 손을 씻고 수건 등 개인 용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목욕탕,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한다.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3~4일간은 타인에게 눈병을 옮길 수 있어 주의한다.
도움말:건양대 김안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