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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뿔난 BMW 520d 차주들, 영동대로 매장앞 인도 점령…보행자 '이중고'
[사진=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의 한 BMW 차량 수입사 앞 인도에 불법 주차된 BMW 520d 차량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언제 화재 날지 몰라…정부 운행 자제 권고”
-차량반납 행렬…“안내전화도 하루종일 먹통”
-지나가는 시민들 불편 호소…“불날까봐 걱정”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차례 소나기가 내리고 다시 폭염이 시작된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의 BMW 수입사 매장 앞은 방치된 차량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은 점차 늘어 50m 정도 긴 행렬을 이뤘다. 인도를 점령한 차량만 20여 대에 달했다. 대부분 최근 화재 논란을 빚은 BMW 520d 차종이었다.

잇따른 주행 중 화재 사고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BMW와 관련, 차주들이 해당 차량을 매장 앞에 놓고 가며 주변은 때아닌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까지 점령한 차량 행렬에 주변 시민들은 불안감까지 느낀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수입사 매장 앞에 차량을 주차한 한 BMW 차주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BMW 코리아는 안내전화 번호를 하나 줬는데, 계속 통화 중이라 대화 한 번 못 나눠봤다”며 “그나마 대응을 하고 있는 수입사에 차를 두고 간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주행 중 화재가 날지 모르는데다 정부에서도 운행 자제를 권고했다”며 “매장 앞에 늘어선 다른 차를 보니 더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사진=인도에 불법 주차된 BMW 사이를 지나야 하는 시민들은 불편과 함께 화재가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차량이 몰려들자 수입사 측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가 된 차종을 구입한 고객들이 앞다퉈 차량을 두고 가다 보니 직원들은 인도 곳곳에 방치된 차량을 정리하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매장에 설치된 주차 공간은 이미 고객들이 놓고 간 차량으로 가득했다. 인도에 넘치는 차량을 주차하다 보니 직원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불만도 모두 받아내야 했다. 한 직원은 “다른 매장이나 수입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고객들이 ‘위험해 운전을 못하겠다’며 차를 두고 가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매장 앞은 주차된 BMW 차량 탓에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차량 사이로 빠져 나가야하는 시민들은 모두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는 차량 사이를 지나가며 “여기서 불이라도 나면 큰 사고가 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근처에서 일하며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 박혜민(33) 씨는 “매장 앞에 가득 놓인 차량을 보니 시한폭탄을 보는 것 같다”며 “화재 위험은 둘째 치고 당장 길을 모두 막아버리니 통행하는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주차 단속을 해야 하는 지자체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영동대로는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해 과거 관련 민원이 한 해에 1만 건에 달할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해소됐다. 실제로 최근에는 구청의 계속된 요청으로 전시장들이 직접 주차 관리에 나서면서 관련 민원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BMW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영동대로는 다시 주요 민원 지역이 됐다. 구청 관계자는 “최근에도 영동대로 내 수입차의 주차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며 “비교적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과 몰려드는 민원 사이에서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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