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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 고령화시대 재활치료 로봇…국산기술 상용화 눈앞
상지 관절별 맞춤형 재활치료 로봇[제공=한국기계연구원]
- 기계硏 우현수 박사팀, 뇌졸중 환자용 상지재활ㆍ하지재활 로봇 개발
- 재활치료효과 탁월, 성능ㆍ가격 경쟁력 갖춘 상용화 모델 출시 목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주로 활용되던 로봇이 진화를 거듭하며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환자,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메디컬로봇의 기술발전이 눈부시다.

한국기계연구원 의료지원로봇연구실 우현수 박사팀은 대표적 심혈관계 질환이자 노령층에서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뇌졸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재활치료 로봇 개발에 성공하면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비된 상지관절 재활에 최적화=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와 함께 장애를 앓는 인구의 증가로 인해 이들의 재활치료와 활동보조를 위한 재활치료 로봇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재활치료 로봇은 정량화된 입출력 측정을 바탕으로 현재의 임상척도로는 측정할 수 없는 부분의 측정 및 정밀한 치료수행을 통해 재활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켜주는 로봇을 말한다.

7일 미국 헬스케어 전문 조사기관인 윈터그린리서치에 따르면 재활로봇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매출 기준 약 18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로봇 전문가들은 단순히 로봇에 의한 수동적인 동작 치료 수준을 넘어 사용자 의지에 따라 능동적으로 재활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재활치료로봇과 치료 프로토콜의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기존 외골격형 상지재활치료로봇은 어깨를 움직일 때 발생하는 상완골두(上腕骨頭, 위 팔뼈의 위쪽 끝 부분) 움직임을 고려하지 못했다. 또 환자와의 물리적 상호작용도 단순한 형태로 간략화해 구현하는 것에 그쳐 재활치료 환자에게 정확한 힘의 전달에도 한계가 있었다.

우 박사 연구팀은 최첨단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경량 고출력 통합 구동모듈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최첨단 산업용 로봇에만 사용하던 경량 고출력 통합구동모듈 기술을 적용, 뇌졸중으로 마비된 손, 팔, 어깨 등 상지관절(上肢關節)의 재활치료 로봇을 개발했다. 통합구동모듈이란 여러 센서와 부품을 통합한 집합체로, 로봇의 관절마다 위치해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다. 이번 재활로봇에 활용된 통합구동 모듈 출력은 1kg 기준 29.8Nm이다.

우 박사는 “관절이 많을수록 로봇이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재활치료가 가능하다”며 “기존보다 4개 많은 11개의 로봇관절을 사용해 각각의 상지관절별로 최적화된 치료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각 관절의 회전축마다 힘 센서를 채용, 환자의 팔에 전달되는 힘의 크기를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 정도에 맞춰 세밀한 움직임을 도울 수 있어 재활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한쪽 방향으로만 어깨를 움직일 수 있었던 기존 재활로봇과 달리 상하, 좌우, 전후 등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로봇의족을 실제 하지 절단 환자가 착용하고 있는 모습[제공=한국기계연구원]
▶고가의 수입로봇 대체할 국산로봇 개발 목표= 연구팀은 무릎 아래가 절단된 환자의 보행을 돕는 ‘발목형 로봇의족’도 개발했다.

발목의 움직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모사하면서 무게는 가장 가볍고, 가격은 시중 제품의 5분의 1까지 낮췄다.

연구팀은 환자의 보행동작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3D 모션캡쳐 시스템과 지면반력측정기 등 다양한 측정 시스템을 이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보행모델을 개발했다. 로봇의족은 개인별 보행모델에 따라 착용자의 보행속도와 지면의 경사도를 순간적으로 측정하고 출력 토크를 조정해 자연스러운 보행을 하도록 돕는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국내 및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연구팀은 핵심 기술을 자체개발함으로써 로봇의족 1대당 판매가를 1500만원까지 낮췄다.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1대당 가격이 8000만원 수준이다. 가격이 고가일 뿐만 아니라 의족에 적용할 보행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미국 현지에 3개월 이상 체류해야 하는 등 사실상 구입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로봇의족이 상용화되면 국내 하지 절단 환자의 재활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로봇의족 시장에도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 박사는 “평지 뿐 아니라 경사로, 계단 보행이 가능한 로봇의족 기술을 개발해 다양한 임상실험을 수행했다”며 “오대금속과 함께 연구소기업 설립을 통해 제품 생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용 로봇은 일선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엄격한 절차와 시험을 통해 성능,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추진된 의료용 로봇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가 시제품 개발 후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사장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제품들의 시장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의료로봇 연구가 선순환의 흐름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컴퍼니에서는 다빈치 수술로봇과 같은 복강경 수술로봇을, 현대중공업은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하지재활로봇을 개발했다. 이외에도 여러 중소기업에서 상하지 재활로봇을 개발해 임상시험 및 상용화 제품 출시를 준비중이다.

우 박사는 “고가의 수입산 재활로봇을 대체할 저렴한 가격대의 국산 로봇 개발이 궁극적 목표”라며 “상용화에 성공하면 막대한 수입대체와 재활로봇 보급 확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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