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술연구원 양승환 박사(왼쪽)와 스마트팜 전문기업 지농 이세용 대표가 스마트팜 환경계측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제공=한국생산기술연구원]

- 생산기술硏 양승환 박사팀, 화성시 56개 포도농가에 스마트 팜 구축, 9월 첫 수확
- 시설 열악한 영세농가도 설치 가능, 산간오지까지 확산 기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반도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포도나무 잎과 열매가 마르고 있어 수확을 앞둔 포도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포도 과실이 화상을 입는 일소(日燒)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수시로 물을 뿌려 수분을 보충하고 주변 온도를 낮춰줘야 하는데, 포도농가 작업자의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온열질환 위험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복합농기계그룹 양승환 박사팀은 스마트폰으로 구동하는 스마트 팜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포도농장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폰 기반의 환경계측기술 및 제어기술은 인터넷망 없이도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한 곳이면 어디든 활용할 수 있고, 구축비용도 기존 스마트 팜보다 20~30% 가량 저렴하다. 이 기술을 구현한 환경계측장비는 IoT 센서를 통해 공기와 토양의 온ㆍ습도, 광량, CO2 농도 등 8가지 생육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ㆍ분석해 실내 전광판에 표시해준다.

작업자는 이 정보를 보면서 현장에 가지 않고도 물을 주거나 온실 창문을 개폐하는 등 날씨변화에 맞춰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빅데이터로 저장ㆍ관리돼 품질 좋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생육조건을 제공하게 된다.

연구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지난 2015년 발족한 ‘스마트 팜 솔루션 융합연구단’에 참여해 2년 만에 성과를 내고, 올 3월 스마트 팜 전문기업 지농에 기술을 이전했다.

현재 지농은 경기도 화성시의 지원으로 관내 56개 포도농장에 이전받은 기술을 적용ㆍ관리해 9월경 첫 포도 수확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생육정보와 품질정보, 영농일지 등의 자료를 화성시농업기술센터와 공유해 포도 품질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양승환 박사는 “노지나 산간오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간편하고 저렴한 스마트 팜 범용기술”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포도 외 다른 작물과 축산농가에까지 적용 영역을 넓혀 영세 농가의 부담을 덜고 스마트 팜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