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만났지만…감정 골 깊어지는 최저임금 공방

- 與 “다 선배들이면서 어떻게…최저임금 위기는 과장” 기존 주장만 반복 - 소상공인들 “야당일 땐 같이하더니” 토사구팽에 불만 가중 - 사이 비집고 들어온 한국당, 연합회 인사 비대위원으로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대기업 앞잡이 노릇하냐”(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의원 어떻게 악수도 안 해주고 가느냐”(소상공인연합회)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던 소상공인들과 감정적 충돌을 빚었다. 자유한국당은 이에 소상공인연합회 출신 인사를 비대위원으로 임명하면서 자영업자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전날 소상공인연합회 측과 현안간담회를 했던 한 민주당 의원은 26일 통화에서 “잘 알던 사람들인데, 왜 밖에서 최저임금 하나만 가지고 (여당을) 공공의 적으로 만드느냐. 불편한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고충은 카드 수수료, 임대료 문제로 해결할 수 있다. 그것만 되면 훨씬 나아진다”며 “(최저임금 논란은) 위기를 과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격하면 정부가 정책을 어떻게 펴느냐. 싸우자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혔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민주당 출신이 많은데, 왜 이렇게 공격을 하느냐는 하소연이다. 그는 “연합회 부회장도 민주당이고, 다 우리 선ㆍ후배들이다. 얼굴 본 지 30년이 넘었다”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도 격앙된건 마찬가다. 한 연합회 관계자는 “과거 민주당 선거운동하다가 법에 걸려서 아직도 투표 못 하는 분도 있다”며 “야당일 때는 그렇게 같이하다가 어떻게 여당이 되니까, 이러느냐”고 하소연했다.

결국 이날 간담회는 이후 일정도 잡지 못하고 끝났다. 연합회 측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에 연합회 몫을 넣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추후 논의 여부조차 불투명한 셈이다. 관계자는 “기대도 안 하고 갔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고 배반감까지 토로했다. 실제 만남 다음날 열린 당 회의에서 홍 원내대표는“영세상인과 소상공인들이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도 8월 중 처리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여당과 소상공인 사이 갈등이 정책적 대립을 넘어 감정적 충돌로까지 이어지자,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쪽은 한국당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이었던 김대준 한국당 비대위원을 임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여당은 소상공인을 ‘패싱’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소통하는 자체를 소득주도성장을 이끌어가는 추진력을 감소시킨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며 “이상한 나라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비대위원이 된 이유는 한국당이 소상공인 문제를 고려하고 목소리를 내도록 하기 위함이다”며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