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인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10일 단식 21일째를 맞고 있는 설조 스님(왼쪽). 설정 스님은 이날 오전 6시께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 마련된 설조스님 단식 천막을 급시에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했지만 “총무원장이 물러나야 단식을 그만둘 수 있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
24일 미국 하와이 무량사 주지인 도현 스님은 설조 스님 단식농성장 인근 우정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모 씨가 자신의 딸이 설정 스님의 자녀라고 주장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씨는 해당 녹취록에서 설정 스님과의 관계와 아이를 낳고 기른 과정 등을 진술했다.
도현 스님은 약 20년 전인 1999년 1월 하와이에서 김 씨와의 대화를 녹음했으며, 녹음 사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현 스님은 “설정 스님이 이 녹취를 들으시고 은처자 문제를 인정하고 사퇴하시길 바란다”며 “그것이 조계종을 살리고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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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공개된 증언은 김 씨가 최근 조계종에 증언한 내용과 정반대되는 내용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조계종은 지난 5월 전 모 씨가 설정 스님의 친자가 아니라는 내용의 김 모 씨 영상증언을 공개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논란이 되는 내용이 허위임을 밝히고자 김 씨를 만나 면담한 과정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김 씨는 “30여 년 전 저와 제 딸에 관한 내용이 설정 스님과 연관 지어 방송돼 너무 놀랐다”며 “경북의 한 사찰에 거주하던 중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해 아이를 임신, 출산했으나 설정 스님의 친자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의 내홍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교계 외부 인사들이 조계종 집행부 비판 대열에 가세하면서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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