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베리크리크 LPGA클래식
31언더파 257타…신기록 달성
1년1개월만에 우승컵에 키스
양희영은 20언더파로 공동3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해 2015년 3승, 2016년 2승, 지난해 1승을 기록하고, 올들어 아직 우승이 없던 김세영(25·사진)은 손베리크리크 LPGA클래식 대회 전, 유투브에 몰입했다.
역동적이고 짜릿한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지만, 때론 멘탈 문제를 발생시켜 샷감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었고,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기에 스스로 심리 테라피 프로그램을 찾아본 것이다.
김세영은 이 프로그램을 수차례 반복해 보았고, 확실이 손베리 대회에서 보인 그의 플레이스타일은 달랐다. 루틴을 한번 더하고, 샷하는 순간 힘을 빼 자연스런 스윙을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부드러운 스윙의 대명사인 양희영이 챔피언조 동반자로 나섰던 이 대회 4라운드에서, 김세영은 양희영보다 더 부드러운 샷을 선보였고, 짧은 퍼팅에도 한번 더 루틴을 해보는 세심함을 보였다.
결국 안정감과 단단한 멘탈을 기반으로 부활을 노리던 김세영이 LPGA 최고의 꿈을 이뤄냈다.
김세영이 이번 대회(총상금 200만 달러)세운 72홀 기록은 무려 31언더파로 아니카 소렌스탐(48ㆍ스웨덴)이 갖고 있던 신기록(27언더파)를 네 타나 갈아치웠다.
불굴의 의지가 만들어낸 드라마였다. 앞으로 이 기록은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PGA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김세영은 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네이다의 손베리크리크(파72ㆍ6624야드)에서 열린 대회 파이널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7개를 잡아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를 기록했다.
전날 54홀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우면서 8타차 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1번 홀 버디에서 기분좋게 출발해 5, 6, 9번 홀까지 전반에서 4타를 줄였다. 이미 28언더파로 신기록을 넘었다.
이제 지구촌의 시선은 30언더파라는 어마어마한 기록까지 넘을 것인가로 쏠렸다. 멘탈이 단단해진 김세영은 ‘기록’을 알텐데도 후반 들어 10, 12, 15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는 282야드였고, 14개의 페어웨이 중 10개를 적중했다. 18개의 그린중에 한 번 만 놓쳤을 정도로 아이언 샷 정확도도 뛰어났다. 퍼트 수는 31개였다.
김세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대회를 마치고 안니카 소렌스탐의 기록과 동타였다는 걸 알았다”면서 “오늘 라운드를 시작할 때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잘되었다. 내 인생의 꿈이 달성된 것이다”라고 답했다. 소렌스탐은 2001년3월 애리조나 피닉스 문밸리CC에서 열린 스탠더드레지스터핑 대회에서 27언더파 261타(65-59-69-68)를 기록했다.
국내 투어에서 5승을 거두고 지난 2015년 LPGA투어에 진출한 김세영은 루키해 3승 등 통산 7승을 올렸다. 지난해 로레나오초아 매치플레이에서 6승을 거둔 뒤 1년1개월만에 우승 컵에 키스했다.
김세영의 대기록 우승으로 한국 선수는 지난주 박성현(25)의 시즌 2승에 이어 올 시즌 19번째 대회에서 6명이 7승을 합작했다.
카롤타 시간다(스페인)가 버디 10개에 더블보기 1개를 합쳐 8언더파 64타를 치면서 2위(22언더파 266타)로 마쳤다.
줄곳 2위로 달리던 양희영(29)이 이날 15, 17번 두개 홀에서 세 타를 잃으며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20언더파로 안나 노르퀴스트(스웨덴), 엠마 탤리(미국)와 공동 3위(20언더파 268타)로 마쳤다.
고진영(23)이 5언더파 67타를 쳐서 4타를 줄인 최운정(29) 등과 공동 7위(17언더파 271타)에 자리했다. 전인지(24)는 3타를 줄여 세계 골프랭킹 3위 아리야 쭈타누깐(태국)과 공동 15위(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남화영 기자/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