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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신고 움직임…폼페이오, 김정은과 사찰 합의하나
세 번째 방북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경유지인 일본 도쿄 인근 훗사의 주일미군 요코타(橫田)기지서 전용기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이번 방북에 동행한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 폼페이오 장관은 기지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미정상간 나눈 약속의 세부 내용을 채워 넣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기운(조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AP연합뉴스]

오늘 평양 도착…김정은과 면담 가능성
대북강경파 반발 속 ‘비핵화 구체화’ 과제
국무부 차관보, 비엔나行…IAEA 접촉
北, 스위스서 2차북미정상회담 장소 물색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북한과 6ㆍ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후속담판에 나서는 가운데, 북한의 핵ㆍ미사일 신고 가능성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이목이 쏠린다. 지난 1일 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비핵화 구체적 용어와 이행조치에 대한 합의가 결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한 미 조야의 기대가 낮아진 가운데 포착된 움직임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포드 국무부 국제안보 및 비확산 차관보가 이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문해 아마노 유키아 IAEA사무총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차관보는 아마노 사무총장과 이란 핵협의 문제를 다룰 예정이지만, 북한 비핵화 검증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차관보는 앞서 지난달 19~20일 한국과 일본을 각각 방문해 북핵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당시 협의내용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포드 차관보의 움직임만으로 북한의 본격적인 핵ㆍ미사일 신고가 임박했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6ㆍ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뉴욕채널 등을 통해 북미간 협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용어 및 구체적 조치에 대한 접점은 마련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1일 북한과의 비핵화 용어조율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움직임은 북측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교섭과 관련해 스위스를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비핵화와 국교정상화 교섭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자신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우리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고대하며…”라고 썼다. 방북 계기 북한의 구체적이고 실제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길에 일본 도쿄 주일미군 요코타(橫田) 기지에 도착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미정상간 나눈 약속의 세부내용을 채워넣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기운(조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밝힌 ‘세부내용’이 핵ㆍ미사일 시설에 대한 전체적이고 전면적인 신고일 경우, 미 조야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6ㆍ12 북미정상회담 후속합의로서 핵ㆍ미사일 시설 신고에 동의할 경우 ‘최고존엄’으로 꼽히는 김 위원장의 이름을 걸고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한 이행에 나서야 할 정치적 구속력이 강해진다.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신고·폐기 절차에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면 (김정은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전면적인 핵ㆍ미사일 신고와 검증, 그리고 폐기까지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전면적인 체제보장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북한의 협상력은 ‘핵무력’에서 나왔다”며 “북한 체제보장과 협상력의 근원이었던 핵을 포기하는 것은 김 위원장으로서도 큰 리스크이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체제보장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의 북미정상회담에서 대북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볼턴 보좌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일화를 밝히며 김 위원장이 “우리 둘이 함께 사진을 찍어야 한다. 나는 (북한에 있는) 우리 강경파들에게 당신이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저서 ‘빙하는 움직인다’에 따르면 지난 2005년 9ㆍ19 공동성명 채택 직후 발생한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금융제재 사건 당시 때도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당시 외무성 부상)은 북한 내 강경파의 반발로 협상을 진행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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