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실패한 교육부 1호 정책숙려제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3개월간 국민참여의견 30건에 그쳐 - 무관심 속 오는 7일 시민정책참여단 2차 숙의…권고안 도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교육부의 1호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대상인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의 권고안이 이번 주말에 도출된다. 하지만 국민들의 낮은 관심 속에 ‘정책결정과정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정책숙려제의 당초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의견 수렴 창구는 교육부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온교육(www.meo.go.kr/onedu.do) 안에 마련된 ‘정책생각함’ 코너다. 이 곳이 활성화 되어야 다양한 국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6일부터 정책생각함에 제시된 국민 참여 의견(댓글)은 3개월간 총 30건에 그쳤다. 지난달 25일 이후에는 드문드문 이어지던 댓글도 끊어진 상태다.

똑같은 대입제도 관련 내용이지만, 정시ㆍ수시 비율 논의를 진행 중인 국가교육회의의 ‘모두의 대입발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 곳에서는 하루에 수백개의 국민 참여 의견이 제시되는 등 여론전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의 온라인 ‘흥행 실패’는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15일 현장전문가와 일반시민이 참여하는 1차 열린토론회를 개최했지만, 80여명이 참가하는데 그쳤다. 이어 29일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개최된 2차 열린토론회도 국민들의 관심 밖에서 진행됐다.

온ㆍ오프라인 모두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주체들의 관심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논의에 쏠린 까닭도 있지만, 교육부의 흥행 노력이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교육부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온교육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그 안에 마련된 ‘정책생각함’에 대한 교육부의 홍보도 부족했다. 논의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 공유도 제한적이었다.

교육부는 당초 2차 열린토론회 결과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시민정책참여단의 2차 숙의 전에 참고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만, 6일까지도 ‘정책생각함’에는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시민정책참여단은 오는 7일 2차 숙의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시민정책참여단의 권고안 도출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민정책참여단이 매우 적극적으로 숙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며, “2차 숙의를 통해 권고안이 도출되면 교육부는 이를 존중해서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