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캉 외교부 대변인 [출처=163닷컴] |
무역갈등 속 中대사관 여행 경고령
中부호 80%, 미국 이민 가장 선호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여행하려는 자국민에 안전을 유의하라는 경고령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중국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민 국가로 미국이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가 나와 정부와의 확연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3일(현지시간) ABC방송, CBS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 주말 여행 경고문을 대사관 인터넷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대사관은 “미국의 치안이 좋지 않다. 총격, 강도 사건이 빈번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여름 방학을 맞아 자녀를 동반한 미국 여행이 늘고 유학생의 방문도 급증한다”면서 “미국에 머무는 동안 주변에 의심스럼 사람들을 경계하고 밤에 혼자 외출하는 것을 피해야하며 만약 위험한 일이 발생하면 냉정하게 대처하고 911을 눌러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중국의 이 같은 경고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미국 관광산업에 점점 중요한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CBS가 인용한 미국관광협회(USTA)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5% 증가한 약 300만 명으로 영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중국인 관광객은 연간 332억달러를 지출해 다른 나라를 압도했다.
이번 미국여행 주의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다른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와 해외 대사관은 자국민의 방문하는 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제때에 일깨워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면서 “여름철은 중국인들의 미국 방문이 집중되는 시기로 이번 조치는 (정부기관의)책임범위에 들어가는 일”라고 일축했다.
한편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정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자들의 미국 사랑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유층 전문 연구기관인 후룬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국 투자이민 백서’에 따르면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중국 부자들 가운데 80%가 미국을 선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6월 이뤄졌으며 평균 재산 2900만위안(48억6100만)의 중국 부호 224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해외 투자는 외화예금과 부동산이 각각 43%와 3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