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
-트럼프, 北에 대한 신뢰로 비핵화 견인 시도
-볼턴 “북핵 1년 내 폐기 계획 마련해…김정은, 부친과 달라”
-성김, 판문점서 후속협상 진행 중…의제 조율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6ㆍ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인 비핵화 후속협상을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강온 전략’을 꺼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낸 반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재차 북한의 발빠른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퓨처스’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북한)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지점에서 생각이 달랐지만, 비핵화(denuclearization)에 대해서는 (의견이) 같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ㆍ미사일 시설을 몇 주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비핵화 대화에 진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군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 국무위원장과 “우리는 매우 좋은 케미스트리(궁합)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본격적인 비핵화 후속협상 전 유인책을 펼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비핵화로 유인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상당히 디테일한 기준들을 완화시켜준 측면이 있는데, 비핵화 협상을 본격화하면서 실질적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조치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핵협상팀을 이끄는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잇단 인터뷰와 청문회를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반면 대북강경파로 꼽히는 볼턴 보좌관은 이날도 언론인터뷰에서 북측에 제안할 ‘비핵화 타임라인’을 공개하며 북한에 ‘전략적 결단’(strategic decision)을 촉구했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를 단장으로 한 실무협상단이 판문점에서 북측과 비핵화 후속협상을 본격재개한 만큼, 미국이 원하는 최상의 안을 꺼내들고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김 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다르다면서도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비핵화는 발빠르게 이뤄질 것이고 이는 북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해 1년 안에 WMD를 포함한 모든 핵ㆍ탄도미사일을 폐기하는 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는 지난주 “곧 북한에 특별한 요구사항을 담은 구체적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며, 북한의 수용여부에 따라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0일에도 후속 비핵화협상 진도가 지지부진하자 공식인터뷰에서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는 회담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빨리 움직이고 싶다”고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에 대한 압박 기조는 미 조야에서도 퍼져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NBC 방송에서 북한이 6ㆍ12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뒤로 하고 핵탄두와 주요 비밀 핵시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는 미 국방정보국(DIA)의 최근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들(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기만한다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전쟁이 일어난다면)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고, 사상자 명단에 가장 먼저 오르는 건 김 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이끄는 미 관료팀은 지난 1일부터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이행조치를 위한 후속 실무회담을 재개했다. 성 김 대사가 이끄는 관료팀은 오는 6일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의 북미 고위급 회담 의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앞서 지난 달 북미정상회담 직전까지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비핵화 관련 의제를 협상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