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드컵은 계속된다 ②] ‘축구 삼매경’…지나치면 통풍 옵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 덕에 2018 러시아월드컵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밤에 펼쳐지는 축구 경기는 ‘치맥(치킨+맥주)’ 같은 야식을 부를 때가 많다. 하지만 닭튀김과 맥주는 통풍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밤새 축구 즐기다가 치맥 찾는 경우 많아
-닭튀김ㆍ맥주, 통풍 부추기는 대표 음식
-비만하다면 주의…수분 섭취, 예방 ‘도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독일과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선전하며 2-0으로 승리한 한국 축구 대표팀 덕에 2018 러시아월드컵 열기가 계속될 태세다. 시차 탓에 경기가 밤늦은 시간에 열리면서 치킨과 맥주 같은 야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치맥(치킨+맥주)’은 통풍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중년 이상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통풍 환자가 젊은 층 사이에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26만5065명에서 2017년 39만5154명으로 최근 5년 새 49% 증가했다. 특히 이중 20~30대 환자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20대 남성 환자는 1만882명에서 1만9842명으로 82% 증가했다. 수치로는 2배 가까이 된다. 30대 남성 환자도 역시 증가 폭이 66%나 됐다.

이에 대해 신동혁 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육류의 비중이 높은 서구화된 식생활, 잦은 음주,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의 증가 등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젊은 층의 통풍환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라는 물질이 재대로 배출되지 않아 관절이나 관절 주위 조직에 쌓여 염증 반응을 일으켜 생긴다. 신 교수는 “통풍은 초기에 주로 엄지발가락을 비롯해 발목, 무릎 등 부위 1~2개의 관절에서 통증과 부기가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 관절염”이라면서도 “오랜 기간에 걸쳐 통풍 관절염이 반복되면 만성 통풍 관절염으로 악화돼 지속적으로 관절 부위에 염증이 지속되고 관절 변형을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시즌에 많이 찾는 대표적 야식이 바로 ‘치맥’이다. 하지만 기름진 닭튀김과 맥주는 통풍 환자에게 매우 좋지 않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진다. 치킨 같은 기름진 음식에는 요산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체내로 유입되게 된다.

신 교수는 “특히 요산은 술 때문에 소변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이 억제돼 혈액 내에 축적되게 된다”며 “이차적으로 관절에 급성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했다. 이어 “모든 술이 좋지 않지만 특히 맥주는 그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 요산으로 변한다”며 “체내 요산 증가가 다른 술에 비해 더욱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상 비만, 과체중인 사람이 요산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거나 정신적 스트레스, 무리한 운동으로 몸이 피로할 때 체내 노폐물의 축적과 함께 혈액 내 요산이 많아져서 증상이 나타난다. 신 교수는 “통풍은 대사성 질환군에 속하는 질환이므로 이 군에 속하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환자에서도 많이 발생한다”며 “고혈압, 당뇨병이 유전되는 방식과 같이 유전 인자의 영향을 받아 가족 내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전체 통풍 환자에서 가족력으로 발생하는 환자의 빈도는 30~40%나 된다”며 “가족 중 한 사람이 통풍이나 혈중 요산이 정상보다 높다면 한 번쯤 혈액 검사로 요산치를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풍을 경험한 환자는 반드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또 퓨린 함유가 많은 등 푸른 생선, 멸치, 조개류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운동은 좋지만, 과도한 운동은 탈수를 일으켜 체내 요산 농도를 올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통풍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여야 한다. 신 교수는 “관절에 염증이 없어지면,통풍의 근본 원인이 되는 요산의 농도를 낮추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요산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소변으로 내보내는 약물을 환자는 복용해야 한다. 이러한 약물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확한 시간에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약을 복용하면 혈액 검사에서 요산 수치가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요산 수치가 떨어졌다고 환자 마음대로 약의 복용을 줄이거나 멈추게 되면 다시 장기적으로 요산이 증가되면서 관절뿐 아니라 신장, 심장, 뇌혈관 같은 다른 장기에도 쌓여 이들 장기를 망가뜨리게 된다. 특히 통풍으로 인해 요로 결석, 혈뇨, 통풍 결절 등의 문제가 나타난 환자에서는 더욱 주의해 치료받아야 한다.

신 교수는 “많은 환자가 급성 통풍 관절염의 극심한 통증에만 관심을 두고 통증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며 “통풍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과 마찬가지로 일생동안 재발을 방지하고,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꾸준하게 자기 관리를 하면서 전문의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