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세부내용 살펴보니…

흡연·커피타임 휴게·대기로 근로시간 불참에 대한 불이익 없는 교육은 제외 사례·판례 중심 구성 현장혼란 불가피

‘워크숍은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지만, 회식은 사용자가 강제하더라도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노동시간 해당여부 판단 기준 및 사례를 담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북’에 나오는 내용이다. 오는 7월1일부터 근로자 300명이상 기업의 주당 최대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드는데 따른 현장혼선을 막기 위한 조치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근로시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직무 관련성 ▷미이행 시 불이익 발생 여부 ▷시간과 장소의 제약 등이다. 이에 따라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근로자의 노동력이 사용자의 의사나 의지에 구속돼 있다면 근로시간이다. 업무를 보다가 잠시 흡연이나 커피 마시는 휴게·대기시간은 근로시간이다. 근로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고 사용자로부터 언제 근로요구가 있을지 불명한 상태에서 기다리는 대기시간은 사용자의 감독 아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워크숍은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고, 소정의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토의 등은 연장근로로 인정이 가능하다.

다만 워크숍 중 친목 도모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회식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회식의 목적이 사기진작이나 조직의 결속 또는 친목 강화하기 위한 것인 만큼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교육시간의 경우 성희롱 예방교육이나 안전교육 등 사업장이 의무적으로 실시하게 돼 있는 교육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다만 교육 불참에 따른 불이익이 없는 교육은 근로시간에 들어가지 않는다.

접대는 사용자 승인이 있어야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휴일 골프 등 접대는 사용자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는 경우에 한해 근로시간으로 인정이 가능하다. 회사 상사가 부하 직원을 불러 휴일골프를 치더라도 회사에 서면으로 보고하지 않고, 부하 직원이나 라운딩 장소, 시간 등을 임의로 선정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근로가 사업장 밖에서 이뤄져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출장의 경우 8시간 등으로 정해지는 ‘소정 근로시간’(8시간)이나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해외출장의 경우 출입국 수속시간, 비행시간 등의 근로시간 인정 여부는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가 서면합의로 원칙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사례와 판례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회사 유형별, 근로자 직군별 등 사례별로 자의적 해석에 의존하거나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많아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원칙적 기준을 제외한 나머지 쟁점은 노사 합의를 통해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인 사례에 하나하나 적용하긴 어렵고 구체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엔 지방노동 관서에 문의하면 된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김대우 기자/dew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