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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나도 워라밸, 지금 현장에선 ①] 월요병은 없다…‘4.5일제’의 비밀
-우아한 형제들, 월요일 오후 출근하는 주 35시간제 정착
-“행복한 구성원이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 기업문화 확산
-위드이노베이션도 작년 4월부터 주 35시간제 도입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기업 문화라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영혼과도 같습니다.”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는 “기업이 사라져도 문화는 남고, 그 문화가 다음 세대의 기업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된다”며 “우아한 형제들은 ‘내 아이가 다녔으면 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서울 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본사. 4.5일제를 도입해 월요병을 없앴으며, 주 35시간 근무제를 일찌감치 도입해 워라밸 문화의 선두주자로 업계에서 각인되고 있다. [사진 제공=우아한 형제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가치가 진흙 속 진주처럼 묻혀있던 2015년, 김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 실험을 시작했다. 모든 직원들이 매주 월요일에는 오후 1시까지 출근하는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밤낮없이 근무하며 생산성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월요일 오전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내부에서도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짧고 굵게’ 집중적으로 일해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김 대표의 철학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 결과 현재 직원 700여명의 월요병은 말끔히 사라졌다.

작년 3월에는 업계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도 5시간 적다. 직원들 입장에서 촉박하게만 느껴졌던 점심시간은 30분 연장되고, 멀게만 느껴졌던 퇴근시간은 30분 단축됐다. 파격적인 실험이 시작된 지 3년, 우아한 형제들은 단 한번도 업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연 평균 70%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5% 늘어난 1626억원을 기록했다.

캠핑장을 연상케 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업무 공간. 사무실 인테리어는 우아한 형제들 디자인실 직원들이 직접 맡고 있다. [사진 제공=우아한 형제들]

다양한 복지제도도 우아한 형제들의 자랑거리다. 본인 생일과 결혼 기념일, 배우자ㆍ자녀ㆍ양가 부모님 생일에는 평소보다 2시간 빠른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지만가’(지금 만나러 가요) 제도가 있다. 여성 직원이 임신하면 하루 2시간 단축 근무를 하도록 하고 부인이 임신한 남자 직원들에게도 산전 검사에 동행할 수 있도록 한 달에 한번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또 언제나 자기 계발을 놓지 말라는 뜻에서 책 구매 비용은 무제한 지원한다. 책을 읽는 습관을 통해 성장했다는 김 대표가 직접 만든 제도로, 1년에 150만원 이상 쓰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우아한 형제들의 ‘우아한 문화’. [사진 제공=우아한 형제들]

사내에는 이 모든 문화를 장려는 ‘피플팀’이 있다. 피플팀은 엄마처럼 구성원을 살뜰히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 구성원 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힘들어 보이면 약을 챙겨주거나 병원에 데려가기도 한다. 생일, 결혼기념일 등 중요한 이벤트를 고민하는 구성원이 있으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우아한 형제들은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들면 행복한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 뿐만이 아니다. 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작년 4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마찬가지로 월요일에는 오후 1시에 출근하고, 여유있게 1시간 30분의 점심시간을 누릴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정착됐다. 제도 도입 이후 1년 만에 회사 지원율은 평균 3배, 연구개발(R&D) 직군은 5배 이상으로 늘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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