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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재우고 ‘달밤에 체조’ 내 아내는 홈트족…
유튜브 따라하기 10분만에 흠뻑
비용·시공간 제약없어 확산

#.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이세정(35ㆍ여) 씨는 두살, 다섯살 아이를 재운 뒤 거실로 나가 조용히 유튜브를 켠다. 순식간에 짧게는 3분, 길게는 30분짜리 요가 수업이 펼쳐진다. 출산 후 급격히 찐 살에 스트레스를 받던 이 씨는 헬스장에 등록했지만 일주일 만에 포기했다. 아이랑 하루 종일 씨름하느라 갈 시간도 에너지도 나지 않았다. 이 씨는 ‘단 5분이라도 운동을 해야겠다’며 유튜브를 검색하던 중 ‘홈트(홈+트레이닝의 줄임말)’를 접하게 됐다. 처음엔 간단한 스트레칭만 했지만 지금은 요가에 재미를 붙여 30분씩 운동을 하고 잔다. 이 씨는 “욕심부리지 않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며 “시간없는 엄마들에게는 홈트가 제격”이라고 만족해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홈트 동영상. 유튜버가 운동하는 배경도 ‘방 안’이다. [유튜브 캡처]

체육관을 찾지 않고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족’들이 늘고 있다. 이 씨처럼 아이를 돌봐야 하는 주부나, 야근이 잦은 직장인들 등 정기적으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

대기업 회계팀에서 근무하는 5년차 직장인 김모(31ㆍ여) 씨는 헬스장을 등록해놓고 주말에만 겨우 갔다가 직장 동료를 따라 최근 홈트를 시작했다. 김 씨가 좋아하는 것은 헬스 홈트다. 방에 매트를 깔고 플랭크와 스트레칭을 10분만 해도 땀이 비오듯 흐른다. 살도 3㎏나 빠졌다. 요즘에는 ‘허벅지’,‘옆구리’ 등 원하는 부위별 운동을 검색해 집중적으로 몸매 관리를 한다. 김 씨는 “개인만의 공간에서 트레이너와 같이 운동하는 기분”이라며 “혼자 운동했으면 절대 못했을 텐데 영상을 틀어놓고 있으면 동작 하나라도 따라하게 된다”고 호평했다.

홈트의 또 다른 장점은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헬스장 개인 트레이닝을 받으려면 수십만 원이 들지만, 유튜브의 수업은 무료다. 운동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매트나 아령 등 비교적 저렴한 게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말 잡코리아가 83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7.3%(476명)가 홈트족이라고 밝혔고, 홈트를 하는 이유 1위가 (58.2%)로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 꼽혔다.

물론 홈트는 헬스장에 가는 것보다도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운동을 하다가 친구와 전화를 할 수도 있고 자기 마음대로 중간에 끄고 쉬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운동하는 의지를 불태워주는 ‘의지 콘텐츠’도 인기다. 단시간에 살을 뺀 경험이 있는 유튜버들은 식이요법이나 일상생활 다이어트 요령까지 알려준다. 홈트 영상 댓글에는 그래서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운동하게 된다”는 반응이 많다.

전문가들은 홈트는 건강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운동 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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