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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술도 IoT 시대…이젠 맥주, 온도ㆍ탄산량 확인하고 마신다
  오비맥주, 맥주 IoT 기술 도입
  한국도 맥주 빅데이터 시대 진입

[헤럴드경제 TAPAS=민상식 기자]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등 200개의 맥주 브랜드를 거느린 ‘세계 최대 맥주 회사’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가 지난 1월 이스라엘의 빅데이터 관련 한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을 사들였다. 인수금액은 8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850억원이 넘는다. 


AB인베브가 거액을 들여 작은 벤처기업을 인수한 것은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맥주공장부터 술집까지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ㆍInternet of Things)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맥주 IoT 기술을 통해 주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데이터화 하겠다는 계산이다. 예컨대 술집에서 맥주를 시킨 고객은 눈 앞에 놓인 맥주의 원산지와 온도, 탄산량 등 기본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맥주 빅데이터는 시작됐다. AB인베브의 자회사인 오비맥주도 본사의 정책에 따라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맥주 IoT 기술을 도입해,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바이스비어거 IoT 기술을 통해 술집에서 마시는 맥주의 원산지와 온도, 탄산량 등 기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사진제공=WeissBeerger]

   맥주 빅데이터 시대 왔다

AB인베브가 사들인 회사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바이스비어거’(WeissBeerger)다. 전 세계 주류 관련 IoT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맥주계 구글’로 불린다. 여러 가지 데이터와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 같은 서비스를 맥주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1년 변호사 출신 오리 핑거러(Ori Fingerer)와 빅데이터 전문가 오메르 아기브(Omer Agiv)가 공동 설립했다. 이스라엘 국적의 이들은 군 복무 중에 만나 공통적으로 맥주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 이 기업을 공동 창업했다.



바이스비어거의 IoT 시스템은 간단하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정보수집 센서를 술집에 설치하면, 맥주 온도와 품질, 소비량 등이 실시간으로 데이터화 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업체에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고객 방문 수와 술집의 구조 등 모든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바이스비어거의 핑거러 부사장은 2016년 헤럴드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아직 맥주 업계는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만한 정확한 데이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이 분야로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며 “우리의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맥주 회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스비어거의 오리 핑거러(왼쪽) 부사장과 오메르 아기브 CEO [사진제공=WeissBeerger]

   오비맥주도 IoT 시대 준비한다

유럽과 미국 등 20여개국에 진출한 바이스비어거는 한국에서도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특히 한국의 회식 문화에 주목하면서, 맥주 분석 서비스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스비어거의 빅데이터 기술은 AB인베브의 자회사인 오비맥주에도 적용됐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1998년 두산그룹의 오비맥주를 인수한 AB인베브는 2009년 사모펀드인 KKR-어피너티 컨소시엄에 오비맥주를 18억달러에 매각했지만, 매각 5년만인 2014년 58억달러에 재인수했다.

향후 맥주 분석 솔루션이 접목되는 분야는 오비맥주와 연계된 바(bar), 술집 등이다. 오비맥주는 술 품질과 소비량 등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하고, 이 정보를 활용한 비용절감 효과 등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바이스비어거의 IoT 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를 활용,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업주들이 체계적으로 주류 품질을 관리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루노 코센티노 오비맥주 사장 [사진제공=오비맥주]

   IoT와 블록체인이 바꿀 우리의 미래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바이스비어거 본사에서 근무했던 한국인 직원 김태용(33, 메디피디아 CEO) 씨는 “바이스비어거의 빅데이터 기술은 회식이 많은 한국의 음주 문화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면서 “오비맥주 및 연계 술집의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미국 아마존을 거쳐 이스라엘 스타트업계에 종사하면서, IoT와 블록체인 기술이 맥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빠르게 접목되는 상황을 지켜봤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스비어거에서 나온 후 블록체인 관련 의료서비스 회사인 메디피디아(Medipedia)를 창업했다. 그는 “IoT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기술이 곧 우리의 일상 생활을 완전히 다르게 변화시킬 것”이라면서 “수년 안에 맥주 등 식품업ㆍ유통업 뿐만 아니라 의료와 금융, 교육, 부동산 분야에 적용돼 우리가 몸으로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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