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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향한국화연구소 소향(素香) 강혜인 작가, 독특한 소재와 색채로 재해석한 한국화 선보여

[헤럴드 경제]근대 이후로 발전되어 온 우리나라의 전통 회화를 일컫는 한국화는 종이와 비단, 붓, 먹, 채색 등 서양화와 대응되는 동양의 전통적 재료와 기법 및 이론을 사용하여 그린 그림을 뜻한다. 특히 한국화 작품 안에서 등장하는 정물이나 동물은 모두 특정한 뜻을 품고 있어 그리는 사람이 추구하는 그림의 방향을 정확하게 일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모란은 부귀를 뜻하고, 연꽃은 극락세계를 비유하며, 암수 사슴을 그린 쌍록도는 불행과 질병을 막아주고 복록을 가져다준다는 등의 방식이다. 사천 삼천포에서 소향한국화연구소를 운영하며 독특한 시각의 한국화를 선보이고 있는 강혜인 작가는, 기존의 한국화에서 쉽게 등장하지 않았던 멸치를 통해 생(生)의 의지를 전파하는 작품 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통영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양화가 소향(素香) 강혜인 작가는 독특하며 인상적인 고유의 화풍을 통해 꾸준한 주목을 이끌어오고 있다. 흔히 서양 예술의 계파로 인정받아 왔던 추상주의 미술의 영향이 그녀의 작품 안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은 다양한 소재를 꾸준하게 탐구해왔던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 활동의 초기부터 이러한 그림의 소재가 확고히 정해졌던 것은 아니었다. 미술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제자를 몇 명 가르치기도 했던 강 작가는 결혼 후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녀는 통영에서 고등학교 시절 은사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분은 퇴직하시고서도 그림을 계속 그리며 작가로 활동하시고 있었다. 그 분이 바로 새우와 물고기, 물새 등 통영의 해변 풍취를 드러내는 작품으로 유명한 도정 김안영 선생님이었다. 평생 통영 지역의 미술교사로 활동하며 후학양성에 힘쓰셨고 통영문화원 원장을 지내시기도 한 김 선생님 덕분에, 강 작가 역시 본격적으로 한국화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강 작가의 작품 안에서 보이는 요소에는 특별함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특이할 만한 점은 그녀의 작품 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물고기가 멸치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문인화의 형식 대신에 멸치로 대표되는 특정한 소재를 배열해 다채로운 색채를 구성하는 강 작가의 작품은 생(生)에 대한 의지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녀는 “물고기는 죽어도 눈을 감지 않는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한 방향으로 또는 여러 방향으로 끊임없이 헤엄치는 물고기의, 생명을 불어넣으며 힘차게 역동하는 모습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제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강 작가는 앞으로 지역 내 문화적 환경이 다소 열악한 삼천포에 갤러리를 오픈해 본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선생님들의 작품, 또 삼천포에 살지 않더라도 작품을 전시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꿈을 꾸고 있다. 작품의 기본은 그리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시 공간에서 관객들과 만나 소통하는 것으로서 비로소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작가는 이러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후학 양성에 앞장설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정명우 기자/ andyjung7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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