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건설 예산 16억달러…25억달러에 못 미쳐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담당 부처인 국토안보부 대신 국방부의 예산을 끌어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2일 미 의회는 멕시코 장벽 예산으로 16억달러를 배정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요구한 25억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며 거부권 행사를 위협했지만,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시한 11시간을 앞두고서야 서명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의회 지도부에 국가안보 위험을 거론하며 “국방부가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국경장벽을 짓는 것은 전적으로 국방문제”라며 “M을 통해 장벽을 짓자”라고 썼다. 여기서 M은 ‘군(military)’으로 풀이된다.
앞서 21일에는 폴 라이언(공화ㆍ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만나 “군이 장벽건설 비용을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 예산의 용처를 바꾸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온 공화당 매파는 국방부 예산 전용에 난색을 보일 가능성이 크고, 군 역시 이를 반길 가능성이 작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장벽건설은 진행 중이고 우리는 그 과정을 위해 계속 힘쓸 것”이라며 “여전히 멕시코가 그 비용을 댈 수 있도록 잠재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 비용을 예산으로 충당하되, 나중에는 멕시코가 그 비용을 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해왔다. 멕시코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런 일은 없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