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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 ‘파장’]“성범죄자 퇴출” 대학로 관객도 ‘위드유’ 외쳤다
-관객 500여명, 대학로서 ’위드유‘ 집회 가져
-“내가 사랑하는 연극, 더럽히지 말아라” 비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공연계는 성범죄자를 퇴출하라. 예술의 근간은 사람이다. 사람을 짓밟는 예술은 없다.”

남녀노소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이 주말 대학로를 가득 메웠다. 지난 2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주최측 추산 5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최근 연극계에 불고 있는 ‘미투(#MeTooㆍ나도 피해자다)’ 바람에 동참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날 집회의 목적은 ‘위드유(#WithYouㆍ당신과 함께 한다)’. ‘성추행 피해자들를 우리가 응원한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미투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의 모습.

이들은 스스로를 ‘관객들’이라고 칭했다. 한사람씩 특정되는 것을 의식한 듯, 참가자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고, 주최측이 준비한 피켓을 머리 높이 들었다. 피켓에는 ‘용기있는 폭로’, ‘관객은 성범죄자의 공연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가 포함됐다. 한 목소리가 되어 일부 연출자와 배우들의 성추문 사건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스스로를 뮤지컬 전공자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자유발언을 통해 “제가 예술에 담근 다리를 잘라내야 하더라도, (성추행 문제에 대해) 절대 모른척 할 수 없다”면서 “내가 사랑하는 작품의 배우와 연출자 중에서 성범죄 가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일이 얼마나 비참한지 모른다. 썩은 뿌리가 뽑히고 처벌받기까지 침묵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고등학생도 “제가 사랑하는 뮤지컬이 더러운 일에 휩싸이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제가 사랑하는 배우, 연출자가 성폭력 범죄자가 아니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이 상황에 대해 알고, 문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추위속에서도 이날 집회는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4시간 가량 진행됐다. 많은 참가자들은 “다시는 이런일이 있어선 안된다”며 시작부터 끝까지 오랜시간 자리를 지켰다.

미투 집회 참가자들이 배부한 피켓.

피해자들의 미투 폭로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들을 응원하는 위드유의 피켓은 사회 곳곳에서 계속해서 산발적으로 일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다수의 성추행 문제가 발생한 공연예술문화계에서는 이같은 위드유 바람이 뜨겁다. 연희단거리패 출신 연극인 배우 변진호ㆍ홍선주 씨 등은 “피해자들과 연대를 통해 (문제에) 대응하곘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립극장은 지난 24일 공식입장문을 통해서 “사태의 원인이 된 성폭력 및 인권침해에 대한 인식 부재와 시스템 부족을 개선하려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계약서 내 성폭력 관련 조항을 보완하기 위한 법률 자문을 받고, 성폭력 관련 지침과 정기교육을 하겠다”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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