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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켜라, 신장 ②] 당뇨병성 신장질환 원인 유전자 찾았다
-UNIST 연구팀 규명…당뇨병 초기 신장질환 예측가능
-높은 혈당ㆍ특정 유전자 증가시켜 면역세포 염증반응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당뇨병을 10년 이상 앓은 사람 10명 중 3명은 당뇨병성 신장 질환(신증)에 걸린다. 하지만 뚜렷한 치료제가 없고, 발병 초기 예측도 불가능해 당뇨병 환자들의 삶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당뇨병성 신장 질환의 원인을 밝혀냈다. 향후 해당 질환의 예방ㆍ치료의 길이 열릴 전망이다.

3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이 학교 생명과학부의 권혁무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 때문에 신장이 망가지는 당뇨병성 신장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찾고, 발병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당뇨병 초기에 신장 질환을 예측할 수 있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신약 개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당뇨병성 신장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를 찾아 낸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의 권혁무 교수 연구팀. 앞줄 오른쪽이 권 교수. [제공=UNIST]

현재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는 500만명에 이른다. 환자 연령대는 성인의 13.7%, 65세 이상 노인의 30.4%를 차지한다. 성인 7명 중 1명이, 노년층 10명 중 3명이 당뇨병을 앓는 셈이다.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이 10년 이상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데 당뇨병 환자 중 30.3%에게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말기 신부전증의 가장 큰 원인(50.2%)이 당뇨병성 신장 질환일 정도로 위험하지만 적절한 예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권 교수는 “말기 신부전증에 걸리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위중한 상태에 빠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0만명이 이 병을 앓고 있다”며 “문제는 말기 신부전증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성 신장 질환의 치료제가 없고, 당뇨병 발병 초기에 예측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당뇨병 초기에 어떤 변화가 신장 손상으로 이어지는지 살폈다. 당뇨병에 걸린 실험용 쥐를 살핀 결과, 높은 혈당이 면역세포(대식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발하면서 신장이 손상된다는 걸 알아냈다. 연구진은 고혈당이 대식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도해 신장을 손상하는 전반적인 과정에 톤이비피(TonEBP)라는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뇨병에 걸린 실험용 쥐에서 톤이비피 유전자를 제거하자 신장 질환이 나타나지 않았다.

권 교수는 “원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하면 대식세포 내에서 톤이비피 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며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높은 혈당을 마치 감염처럼 파악해 염증반응이 시작된다는 걸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톤이비피 유전자의 변이는 사람의 당뇨병에도 동일한 작용을 했다. 연구진이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내과ㆍ노인의학연구소 교수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 백인 환자의 톤이비피 유전자의 변이가 염증과 신장 손상과 관련 있었다.

권 교수는 “당뇨병성 신장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밝힘으로써 초기 당뇨 환자에게 발병 위험을 예측하고 조기 예방 치료의 길을 열 수 있게 됐다”며 “현재 톤이비피 유전자의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계속해 더 많은 환자 건강을 지키는데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장의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JASN(미국신장의학회지ㆍ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2월호에 실렸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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