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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극한파, 건강지키기 ①] 강추위땐 ‘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위험 더 커진다
-추위로 실내외 일교차 클때 특히 혈압관리 중요
-뇌동맥류 환자 3명 중 1명 사망할 정도로 위험
-‘추위ㆍ큰 일교차’ 겨울부터 초봄까지 관리 필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주부 신모(55) 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전국 곳곳의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곤두박질쳤던 지난달 중순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안일을 하던 신 씨는 갑자기 누군가에게 얻어 맞은 것 같은 심한 두통으로 뒷목까지 뻐근하고 아파 그만 의식을 잃었다. 마침 집에 있던 아들이 119로 연락, 신 씨는 구급차를 타고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 수술을 받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그의 진단 결과는 뇌동맥류였다.

대표적인 뇌혈관 질환인 뇌동맥류는 발병하면 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특히 추위로 실내외 일교차가 커 혈압 관리가 필요한 겨울과 초봄에는 뇌혈관 파열 위험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사진> 대표적인 뇌혈관 질환인 뇌동맥류는 발병하면 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특히 추위로 실내외 일교차가 커 혈압 관리가 필요한 겨울과 초봄에는 뇌혈관 파열 위험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중 머릿속 뇌동맥류가 터지는 파열 뇌동맥류는 극심한 두통 증 전조 증상을 보인다. [제공=고려대 구로병원]

뇌동맥류란 머릿속 동맥의 일부가 풍선 또는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것이다. 뇌동맥류의 크기는 대부분 10㎜ 이하지만, 간혹 이보다 큰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동맥류의 형태에 따라 낭상형ㆍ방추형ㆍ분리형ㆍ미세 동맥으로 구분된다. 뇌동맥류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압이 높게 가해지는 부위에 후천적으로 혈관벽 내 균열이 발생해 뇌동맥류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로 40~60대 사이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인한 혈관벽 손상 또는 유전적으로 혈관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뇌동정맥 기형, 모야모야병 같은 뇌혈관질 환이 있는 경우 동맥류가 동반되기도 한다. 흡연, 고혈압 등이 뇌동맥류를 발생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정승영 을지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는 흥분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힘을 줘 대변을 볼 때, 갑자기 추위에 노출될 때 등 혈압이 올라갈 때 터지게 된다”며 “특히 요즘 같이 추위에 노출이 잦은 겨울에는 몸의 평균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 하루 중 혈압의 변동폭이 커지게 돼 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는 크게 파열 뇌동맥류와 비파열 뇌동맥류로 구분된다. 윤원기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부풀어 오른 풍선이 얇아지듯 혈관 벽이 얇아져 빠르게 흐르는 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지는 상태가 파열 뇌동맥류다”며 “이때 출혈이 일어나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파열 뇌동맥류의 경우 혈관이 터져 지주막하 출혈에 의해 마치 머리를 둔기로 맞은 것 같은 격심한 두통, 경부 강직(뒷목이 뻣뻣함), 구역, 구토, 의식 소실, 뇌신경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재출혈 가능성을 낮추고 이후 나타나는 합병증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정 교수는 “파열된 동맥류를 치료 하지 않을 경우 환자 중 20%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43%는 첫 번째 출혈로 사망한다. 또 그 중 73%가 출혈 후 24시간 내에 사망한다”며 “평소 느끼지 못한 두통이나 경부 강직 등의 증상이 보이면 3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혈관이 터자기 직전인 상태 즉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비파열 뇌동맥류를 조심해야 한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터지기 직전인 비파열 뇌동맥류 상태에서 발견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동맥류 환자 수는 2010년 2만5713명에서 2016년 7만828명으로, 최근 6년 새 2.7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비파열 뇌동맥류는 평소 아무런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가 최선이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검사는 뇌 컴퓨터 단층촬영(CT), 뇌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 조영술를 실시하게 된다”며 “이 중 뇌혈관 조영술의 경우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뇌혈관 내 수술 등을 통해 치료에 직접 이용되기도 한다”고 했다.

뇌동맥류 치료 후 일상생활 시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 이외에 특별히 가려야 할 음식은 없다. 원인이 정확하지 않은 만큼 명확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고혈압, 당뇨, 흡연 같은 뇌동맥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40대부터 10년에 한 번씩 뇌혈관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미리 발견되면 뇌동맥류가 파열돼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예방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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