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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불붙는 담뱃갑 경고그림 ①] 밋밋한 ‘주사기 모양’ 아이코스 경고그림, 더 강력해진다
-복지부, 올 12월23일부터 2기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위원회 구성…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강화키로
-전문가들 “현행 50%인 경고그림 비중 확대” 의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최근 흡연자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 그림이 보다 강력해질 전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 그림 ‘중독을 조심하라’는 의미의 주사기 모양이다. 그러나 이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차이가 없고, ‘무슨 의미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일반 담배처럼 환부를 직접 보여 주는 ‘병변 그림’ 수준의 경고 그림 궐련형 전자 담배 포장지를 크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 그림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이코스’ 제품 포장지에 주사기 모양의 경고 그림이 보인다. [헤럴드경제DB]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 그림 강화 방침=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표기하는 흡연 경고 그림을 제작ㆍ선정하기 위해 ‘제2기 경고그림 제정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구성, 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1차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운영 관련 제반 사항과 현재 10종 그림에 대한 효과 평가 분석을 토대로 제2기 그림에 대한 향후 제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위원회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한 그림 제작을 위해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가진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ㆍ운영된다. 보건의료, 커뮤니케이션, 법률, 경제, 행정, 언론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 7명과 담배 규제ㆍ청소년 정책 관련 부처 국장급 공무원 4명을 포함,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표기 중인 10종 그림은 효과 저하를 막기 위해 법령상 24개월만 사용하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올해 12월 23일부터 표기될 제2기 그림을 제작ㆍ선정할 방침이다.

위원회가 주목하고 있는 제품은 궐련형 전자담배다. 최근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복지부 주최로 열린 ‘담뱃갑 경고그림 시행 1주년 기념 담배규제 정책포럼’에 참가한 스위스 산업보건연구소(이하 연구소)의 오렐리 베르뎃 연구원은 발표 자료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지적했다.

연구소가 ’아이코스‘와 일반 담배의 배출 성분을 비교한 결과 ’아이코스‘에서도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아크롤레인, 크로톤알데히드, 벤즈안트라센 등 유해물질도 나왔다.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아이코스‘에서 배출되는 양은 일반 궐련 담배에서 배출되는 양의 74% 수준으로 ”유해물질 함량이 90% 가량 낮다“는 제조사의 설명과 배치됐다. 아크롤레인도 일반 담배 대비 82% 배출됐다. 또 상당량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역시 포럼에 참가한 오사카 국제암센터 암역학부의 타부치 타카히로 박사의 발표자료 ‘일본 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현황’에서도 일본 국민 5000여 명 추적 조사 결과 응답자의 12%는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연기)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고, 이 중 37%는 이로 인해 전반적 불편감, 눈ㆍ목 통증 등의 증상을 겪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에 표기되는 그림과 동일한 그림(주사기 그림)을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반 담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어 별도의 강화된 경고그림이 필요하다는 것이 위원회의 입장이다. 일반 담배보다 강도가 더 센 경고 그림도 고려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 담배에도 ’병변 그림‘ 또는 그 이상의 수준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관련 학계의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고 그림 면적, 기존보다 넓어져야”=위원회는 면세 담배에 대한 외국어 경고 문구 적용 등 경고 그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주요 사항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담뱃갑 앞ㆍ뒷면 의 각각 50%인 경고 그림 면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경고 그림은 담뱃갑 면적의 30%, 경고 문구는 2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권고하는 최소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경고 그림을 부착하는 시늉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나다 암협회가 최근 발표한 ‘담뱃갑 건강 경고’ 보고서를 보면 오스트리아, 핀란드, 이탈리아 등 다수의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한 30개국의 경고 그림 비중은 65%였다. 우리나라(50%)는 조사 대상국 중 57위에 불과했다.

전 세계 205개국 중 경고 그림 크기(앞ㆍ뒷면 평균)가 가장 큰 나라는 네팔과 바누아투로, 담뱃갑의 90%였다. 이들 나라를 포함해 ▷인도ㆍ태국(각 85%) ▷호주(82.5%) ▷스리랑카ㆍ우루과이(각 80%)에서는 담뱃갑의 경고 그림 면적이 포장지의 80% 이상이었다.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대한금연학회 총무이사)는 “2018년 12월부터 새롭게 사용되는 2차 경고 그림을 개발해야 한다“며 ”면적은 기존보다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위원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적극 반영, 2기 경고 그림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 그림 수위 강화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하겠다”며 “2년 교체 주기에 맞춰 새로운 그림이 표기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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