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줄줄이 가격 인상 -올해부터 최저임금도 올라 -점주들 “인상 불가피” 한숨 -서민들 “한끼도 힘들어” 한숨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올해는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길 기대했는데….’
새해 벽두부터 외식가격 등이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부담만 더 가중됐다. 게다가 올해부터 인상되는 최저임금이 고스란히 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KFC는 지난달 29일부터 치킨, 버거, 사이드, 음료 등 24개 메뉴를 100원부터 최대 800원까지 인상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 11월 전체 74종 제품 중 버거류 12종, 세트 15종, 디저트류 1종, 드링크류 5종 등의 가격을 조정했다. 데리버거 가격을 2500원서 2000원으로 낮추는 등 가격 인하를 진행했으나 제품 30종 가격을 올렸다.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지난해 연초 이미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또 설렁탕 전문점 신선설농탕도 설농탕 가격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00원(14.3%) 인상했고 놀부부대찌개도 최근 대표 메뉴인 부대찌개 가격을 기존 7500원에서 7900원으로 5.3% 올렸다. 업체들은 가격인상 단행에 대해 전체 생산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늘 점심시간 때마다 외식을 즐기는 직장인 강모 씨는 “국밥 한그릇에 7000원이면 가격대도 무난해서 든든하게 뱃속을 채웠는데 이제 치솟는 물가와 외식비 부담으로 선뜻 한끼 밥을 먹기도 겁난다”고 말했다.
죽 전문점인 죽 이야기도 버섯야채죽과 꽃게죽, 불낙죽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게다가 가격을 올리지 않은 메뉴들의 가격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죽 이야기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메뉴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청해왔다”며 “매장 여건상 직원을 줄이기는 어려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임차료, 재료비 등 물가 상승에 더해 인건비 부담도 커지면서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더욱 거세진 상황”이라며 “본사가 마진을 줄여 가맹점을 지원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가격 인상 눈치를 보느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BBQ가 가격인상을 발표한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이후 치킨업계는 쉽사리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치킨 업계의 관계자는 “가맹점들이 꾸준히 가격 인상을 요구해 온다”면서 “지금 당장은 인상을 검토한다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분담하기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인상되는 것이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사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