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경기도 이천시의 한 장애인거주시설장과 생활지원팀 간부들이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신고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해당 시설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릴 것을 이천시장에게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해당 시설에 거주하는 지적장애인 A(45) 씨는 지난해부터 같은 방에 거주하는 B(32) 씨에게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 시설 내 생활재활교사들도 이에 대한 정황을 포착하고 상부에 사건을 보고했다. 그러나 시설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지원팀장은 사건을 인지하고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에 신고하기는커녕 정확한 피해사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위는 이 밖에도 시설 내에서 장애인 성추행 사건이 3건이나 더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장애인 간 성폭력 사건을 방치하면 시설 내에서 모방 행위가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지적장애인의 경우 스스로 피해를 인지해 밖으로 알리기 어렵기 때문에 종사자ㆍ관리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시설 측이 장애인의 개인 돈으로 400만원짜리 승마기, 770만원짜리 수치료기 등 고가의 운동기구와 오디오 등을 구입한 정황도 포착했다. 피해자는 주로 인지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들로 시설 측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장애인 사비를 가져다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이 같은 행위를 장애인의 금전관리 위반으로 보고 시설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시설장에게 해당 금액을 당사자들에게 즉각 반환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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