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유엔 총회가 긴급회의를 열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을 거부하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시도하기로 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해당 결의안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바 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총회는 오는 21일 긴급회의를 개최해 미국의 예루살렘 선언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두고 표결한다.
이번 회의는 아랍권 국가들과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한 터키와 예멘의 요청으로 개최된다. 두 국가는 전날 유엔 안보리에서 부결된 결의안과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회원국들에 돌렸다.
결의안 초안은 예루살렘의 지위를 바꾸는 어떤 결정도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안보리에서 부결된 결의안과 마찬가지로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해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예루살렘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할 문제임을 명시한 이번 결의안에 압도적인 지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만수르 대사는 또 기자들에게 “(미국의) 거부권에 대한 우려 없이 총회에선 국제 사회가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이길 거부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93개국이 참여하는 유엔 총회는 안보리와 달리 특정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특히 18일 열린 안보리에선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우크라이나 등을 포함, 15개 이사국 중 미국을 제외한 14개국이 결의안 채택에 찬성해 총회에선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