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뻔히 잡힐 짓하며 정유라 찾아 -“마필 관리사 경상 아닌 중상, 즉사할 뻔” -“마필 관리사 찌른 뒤 ‘너한테 미안하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정유라 집을 침입한 괴한에 대해 “단순 강도가 아니다”라며 3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 주 기자는 범행에 부적절한 시간과 장소, 강도의 도주 계획이 없었다는 점, 마필 관리사를 칼로 찌른 뒤 보인 행동 등에 대해 모두 의문을 제기했다.
주진우 기자는 27일 tbs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미스터리하다. 분명한 것은 우발적인 범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 기자는 “정씨 집에 침입한 괴한이 카드빚 때문에 범행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누가 보내서 왔다, 정유라 나와라, 할 얘기가 있다’고 소리를 계속 질렀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강도 목적으로 정씨 집에 침입하기에는 범행 장소와 시간이 최악”이라며 “번화한 빌딩에서 주말 오후 3시면 누가 고함말 질러도 바로 검거될 수 있는 환경인데, 일주일 이상 범행을 도모한 사람이 찾기에는 너무 멍청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주 기자는 또 “정씨 자택에 CCTV가 많아 범인은 자신이 노출될 것을 알았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통상적인 범죄자와는 달리 도주 계획조차 세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범인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주 기자는 “40대 괴한이 6층에 올라가서 보모의 신분증을 빼앗고, 신분증을 보면서 어딘가에 전화도 했다”며 “집에 돈이 없으면 카드를 뺏는다든가 분명히 다른 걸해야 되는데 이상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괴한이 6층에 올라가 누구와 통화했는지가 사건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괴한과 다투다 칼에 찔린 정유라씨의 마필관리사 A씨는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경미한 상태가 아니라고도 했다.
주 기자는 “병원에 확인한 결과 몇 센티만 옆으로 갔으면 심장을 관통해 즉사할 수도 있다”며 “거의 전문가의 소행으로 볼수 있을 정도의 상처라고 들었다. 그래서 단순히 빚 때문에 벌인 범행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괴한이 마필관리사를 칼로 찌른 뒤 보인 행동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주 기자는 “괴한이 마필관리사에게 ‘너한테는 미안하게 생각한다. 너한테 볼일 없으니 정유라 나와라’하고 계속 얘기하고 다른 것을 찾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 기자는 “정유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어머니 최순실, 이재용 부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증인”이라면서 “정유라씨가 겁을 먹거나 다른 증인이 겁을 먹고 입을 다물라고 메시지를 보내기에는 이 보다 더 좋은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괴한의 범행 동기와 배후를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씨 집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이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지난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유라 측이 신변보호를 요청해 정씨 집 주변에서 24시간 대기하며 정씨가 외출할 때마다 대동하는 신변보호 인력으로 경찰관 3명을 투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 5분께 정씨 거주지가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 택배 기사로 위장하고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정씨와 함께 있던 마필관리사 A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비원에게 모형 권총을 겨누며 출입카드를 내놓으라고 협박했으나 아랑곳하지 않자 흉기를 꺼내 경비원을 위협하며 정씨가 거주하는 층까지 함께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검거 직후에는 정씨와 금전 관계가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조사에서는 카드빚을 갚을 돈을 마련하려 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는 정씨가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범행 대상으로 선택했고, 약 일주일 전부터 빌딩 주변을 여러 차례 답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무직으로 전과는 없으며, 정유라나 A씨와는 전혀 모르는 관계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에 정치적 동기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가 제기한 의문점 등을 고려할 때 정치적 동기에 대한 수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