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의 엄정한 대응, 시민들의 인식 변화…급증의 원인 꼽혀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가정보호 사건’이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가정보호 사건이란 가정폭력 범죄를 형사처벌하지 않고 법원에서 접근금지,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을 내리는 제도다.
1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17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가정보호 사건은 2만 2482건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가정보호 사건은 지난 5년 간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12년에는 3801건에 불과했지만 2013년 6468건, 2014년 9489건, 2015년 2만 131건으로 뛰어올랐다.
가정보호 사건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가정 폭력 사범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정한 대응이 꼽힌다. 가정 폭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과거에는 ‘가정에서 해결할 일’이라며 입건조차 하지 않던 사건을 적극적으로 가정보호 사건으로 송치하는 추세”라고 했다.
죄명으로는 상해나 폭행이 82.7%(1만 8589건)로 가장 많았다. 협박(8.1%ㆍ1830건)과 재물손괴(8.1%ㆍ1827건)도 뒤를 이었다.
배우자가 가해자인 경우가 72.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직계 존ㆍ비속 관계인 사례가 13.2%, 사실혼관계 동거인인 경우가 12.8%에 달했다. 가해자의 연령은 40세 이상 50세 미만인 전체 31.5%로, 50세 이상 60세 미만이 30.6% 순이었다.
법원은 지난해 접수된 가정보호 사건 가운데 2만 1802건을 처리하고, 절반 남짓인 52.1%에 대해 보호처분을 내렸다. 상담위탁 처분이 20.1%, 사회봉사ㆍ수강명령이 12%, 보호관찰이 7.4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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