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참여형 이벤트’로 2030세대 잡는다
GS25가 제작한 독도사랑 에코백 [사진=GS25 제공]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광복절 72주년인 15일, 유통가에서는 태극기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 2015년 유통업계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건물 외곽에 대형 태극기를 내걸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본점에 1500개의 태극기를 내걸고 모든 지점에도 관련 현수막을 걸면서 전방위적으로 ‘태극기’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당시 현대백화점도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전국 14개 점포 건물 외벽에 특별 제작한 대형 태극기를 설치했고 신세계 백화점은 2만8000개의 태극기를 선착순으로 증정했다.
하지만 올해에 태극기를 활용한 마케팅은 전무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3대 백화점과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광복절 연휴 기간인 11~15일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처럼 ‘태극기 마케팅’이 시들해진 데에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탄핵 국면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당시 보수 단체들이 태극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조하는 이른바 ‘국뽕’(국가+마약의 합성어) 현상에 대한 젊은 세대의 거부감이 강해진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지난 3ㆍ1절 기간에도 롯데ㆍ현대ㆍ신세계 3대 박화점과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태극기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광복절에는 특별하게 진행하는 행사가 없다”며 “시기적으로 추석을 앞두고 추석 선물 사전 예약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요 유통업체가 ‘광복절 이벤트’는 건너뛰고 추석 연휴 사전 예약에 집중하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는 ‘태극기’ 없는 ‘애국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주요 고객은 아이를 가진 ‘3040 젊은 부부’이고, 백화점의 주요 타켓층은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이다.
하지만 편의점의 두터운 고객층은 ‘2030 세대’다. 이들은 이른바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이라 불리며 소비 하나하나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SNS와 커뮤니티를 활용한 정보 수집, 물건을 사고 리뷰를 돌려보는 문화가 정착된 것도 이 떄문이다.
젊은층의 소비가 많은 편의점업계는 이런 성향을 공략했다. 이에 SNS와 여기서 잘 녹아든 애국심을 활용한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CU는 광복절을 맞아 72곳의 사적지가 표기된 구글맵을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유하면 선착순으로 8150여명을 선정해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GS25도 대학 연합 광고 동아리 ‘M.A.P’(Make A Point)와 손잡고 8월 한 달간 독도 사랑 에코백 1만개를 고객에게 선물하는 이벤트를 추진한다.GS25에서 ‘1+1’ 상품을 구매하고 관련 포인트를 적립하면 GS25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스탬프가 생성된다. 이 스탬프를 3개 모은 고객은 선착순으로 에코백을 받을 수 있다.
GS25 관계자는 “내부적인 SNS 채널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라며 “젊은층을 타깃으로 독도에 대해 알려 이벤트 효과를 누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