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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發 유통개혁, 시장 반응 ④] ‘금방 상하는’ 유제품도 先매입, 말 되나?
-앞으로 김밥ㆍ유제품도 ‘先매입 後판매’
-유통업체에 비치되는 수량ㆍ종류 줄어들 것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잘못된 게 있으면 저희도 고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상해서 팔 수 있을지 모르는 유제품까지 전량 매입하라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대형마트 관계자 A씨)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두 번째로 내놓은 종합대책, ‘유통분야 불공정행위에 대한 3대 추진전략ㆍ15개 실천과제’로 유통업계는 닥쳐올 변화에 대한 손익계산에 들어갔다. 특히 신선식품 판매에 있어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통업계는 전반적으로 ‘개혁요구에 순응하겠다’는 입장이면서도 일부 조항은 “너무 지나치다”고 반응했다.

‘유통분야 불공정행위에 대한3대 추진전략ㆍ15개 실천과제’로 유통업계는 닥쳐올 변화에 대한 손익계산에 들어갔다. 유통업계는 상품 전품목의 선매입 후판매 제도의 도입에 대해 석연치 않은 반응을 내비췄다. [사진=헤럴드경제DB]

대표적인 것이 유통업체 전품목에 대한 ‘선매입 후판매’ 제도의 도입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번 15개 실천과제 중 하나로 ‘판매분 매입 금지’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는 유통업체들이 ‘상품을 판매한 뒤 대금을 지급’하는 일부 품목에 대해서 공정위가 이같은 판매 방식에 대해 ‘원천 금지’를 천명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되는 품목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 판매되는 ‘유제품과 김밥류’다. 이들 대부분은 납품업체가 먼저 매장에 상품을 비치하고, 판매된 금액에 대해서만 이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매매돼 왔다. 앞으로는 유통업자가 상품을 전량 매입한 후 판매가 진행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유제품을) 주로 점포 인근에 있는 대리점에서 들여오고, 판매된 부분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판매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마트가 직접 발주를 내든지, 본사에서 발주를 내는 형식으로 구매해 판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경우 대형마트의 신선식품에 대한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신선식품의 종류와 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대형마트가 상해서 판매하지 않을 물량은 애초에 들여놓지도 않게 되고, 결국 안정적인 재고 수준에서만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시식코너의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신선식품 판매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 조항은 또 있다. ’대형유통업계의 인건비 분담 의무화‘다. 이번 시행안을 통해 공정위는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판매 이익을 토대로 판촉사원들의 비용을 분담하도록 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대형마트의 시식코너 판촉사원들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납품업체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일선 대형마트에 파견돼 왔다. 이들에 대해 대형마트가 일정분담을 지게 되면서, 비용이 늘어난만큼 시식코너의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개혁을 요구하면 따르겠다는 것이 전반적인 대형마트 업체들의 입장”이라면서도 “일부 조항은 현실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귀띔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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