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이병태 카이스트 IT 경영대학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앞 세대의 성취와 피땀을 부정하고 ‘헬조선’이란 말로 폄하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사진출처=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캡처] |
이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을 단 글에서 “이 땅이 헬조선이라고 할 때, 이 땅이 살만한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욕할 때 한 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당신들의 그 빈정거림과 무지에 화가 난다. 그러니 나보다 더 고생하고 생존 자체를 위해 발버둥 쳐야만 했던 나의 앞세대, 내 부모님 세대는 오죽하겠냐?”라며 “당신들이 아프다고 할 때, 나는 그 유약하고 철없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며 청년층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제발 응석 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라며 “사람값이 싸다고 투덜대기 전에 누구 한번 월급 줘보고 그런 철없는 소리를 하고, 월급보다 더 가치 있는 직원이라고 증명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이병태 교수의 글이 “5천 년 역사 최고 행복 세대의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출처=박운찬 교수 페이스북 캡처] |
박 교수는 “이분(이병태 교수) 자신은 인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 중 상당수(이 땅에서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사람들)는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세대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어린 시절 대부분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면서 공부해 소싯적 애절한 이야기는 하나씩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성장의 대가를 톡톡히 받고 산 사람들이다”라며 “경제성장이 매년 10% 가까운 고도성장기에 대학을 다니지 않았는가. 그들 중 상당수는 은퇴 후에도 큰 걱정이 없다”라며 이 교수의 주장을 꼬집었다.
이어 박 교수는 “이제 오늘의 젊은 세대를 보자”며 설멍을 이어갔다. 그는 “이들은 물론 유복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부모 세대가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냈기에 받는 반사이익일 뿐 삶은 온통 불투명하고 우울하다.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외국 유학을 갔다 와도, 영어를 완벽하게 해도, 부모 세대가 누린 기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곳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만일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해줄게 없다면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는 게 예의”라며 “더욱 그들에게 징징댄다고 타박하는 것은 오만 중의 오만”이라며 이병태 교수를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두 교수의 견해를 접한 네티즌은 “두 교수님 견해 반반을 섞으면 될 듯하다”, “어떤 세대든 어려움은 있는 법”, “어르신과 꼰대의 차이는 한 끗 차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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