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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료 vs 비관료 비율 4 對 11…개혁동력 장착한 ‘J노믹스’
학계·교수 출신 과다 우려속
前 보수정권과의 차별화 반영

이색동거 균형·조화땐 시너지
경제팀 지휘부 수장 金부총리
유기적 리더십에 성패 달려

행정부로만 좁게 보면 ‘3(관료 출신):3(교수출신):3(정치인 출신)’, 청와대로 넓게 보면 ‘4(관료출신):6(교수출신):5(정치인출신)’, 이를 다시 관료 출신과 비관료 출신으로 나누면 4대11.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거의 2개월만에 1차로 마무리한 초대 경제팀의 구성이다.

언뜻 보면 정부ㆍ학계ㆍ정계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균형을 이루어 두루 포진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학계와 교수 출신 인사들 사이에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모양새다. 이들이 얼마나 힘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한목소리를 내고 한팀으로 움직이느냐가 문재인 정부의 초기 경제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인선을 마무리함으로써 1기 경제팀의 진용이 갖춰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추가 인선이 이뤄져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의 라인업 구축이 완료된 것이다.


1기 경제팀의 가장 큰 특징은 정통 관료 출신보다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거나 경제정책의 이론적 틀과 공약을 만드는 등 자문을 해왔던 전문가들이 청와대 참모와 내각에 두루 기용됐다는 점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9년 보수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1기 경제팀에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은 경제사령탑을 맡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이다.

이에 비해 교수 출신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경제사령탑은 경제관료 출신이 맡았지만, 청와대 참모와 내각의 실세 장관들에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과 핵심 경제정책을 입안해온 교수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정치인 출신으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핵심 경제부처 장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김진표 위원장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이용섭 부위원장도 행정 관료에서 출발해 정치인으로 자리를 잡아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다.

김 부총리 주변의 핵심 실무부처 장관들이나 핵심 참모들이 대부분 교수 또는 정치인 출신으로 채워진 셈이다. 이에 세종정부청사 안팎에서는 관료 출신의 김 부총리가 ‘필마단기(匹馬單騎)’로 캠프 출신 인사들에 포위돼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시각의 밑바탕에는 각종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온 관료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공직사회의 서운함도 깔려 있다.

문제는 이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면서 시너지를 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 바깥에서 교수나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가졌던 신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무에 원활하게 접목시킬 경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대선 캠프 및 정치인 출신 등 새정부의 실세 장관들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경우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것이 문 대통령의 의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각 부처 장관들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정책을 추진할 경우 혼선과 함께 불협화음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수 및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각 부처의 공무원들을 효과적으로 장악하지 못할 경우 내각과 일선 공무원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겉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의 심리적 분열을 우려하기도 한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취임 이후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간담회’를 자주 갖고 있다. 4일에도 최근 경제상황과 각 부처의 현안 및 정책과제 등에 대해 토론하는 경제장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공정위원장, 농식품부 장관, 국토부 장관, 해수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특정 현안을 제시하고 관련 정책을 논의ㆍ의결하던 기존의 경제관계장관회의와 달리, 각 부처 이슈 등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 형식의 간담회다. 현안들을 공유하고 경제팀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기 위한 일종의 ‘준비운동’인 셈이다.

결국 다양한 출신의 인사들이 포진한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의 성패는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를 중심으로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해 ‘따로 또 같이’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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