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총장 임명시 참여정부 때 김종빈 이후 12년만 -유력 후보였던 김경수 전 고검장 등 영남 인사 탈락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제42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ㆍ이하 후보추천위)가 3일 추천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호남 출신 2명, 강원 1명, 충청 1명으로 지역별로 비교적 고르게 안배가 됐다. 반면 박근혜 정부 내내 추천 후보군에 들었던 영남과 서울 출신 후보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후보로 추천된 소병철(59ㆍ15기) 농협대 석좌교수는 전남 순천이 고향이다. 지난 2013년 고검장급인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문무일(56ㆍ18기) 부산고검장 역시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광주 출신이다.

文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로 호남 인사, 여성 약진…영남은 제외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당초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남 무안 출신인 점을 고려해 검찰총장은 영남 출신 인사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후보추천위의 선택은 달랐다. 검찰개혁을 위해 손발을 맞출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모두 호남 출신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은 높아졌다.

文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로 호남 인사, 여성 약진…영남은 제외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호남 출신 후보가 총장에 임명되면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제34대 검찰총장을 역임한 김종빈 전 총장(전남 여수) 이후 12년 만이다.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후보추천위는 2013년 처음 구성됐다. 박근혜 정부 내내 영남과 서울 출신 인사가 후보군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다.

첫 해 채동욱 당시 서울고검장(서울)과 김진태 대검찰청 차장(경남), 소병철 대구고검장(전남)이 경합을 벌인 끝에 채 고검장이 제39대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채 전 총장이 혼외자 파문으로 물러나자 후보추천위는 같은 해 10월 다시 김진태 전 차장과 소병철 당시 법무연수원장을 비롯해 길태기 대검 차장(서울), 한명관 전 수원지검장(서울)을 추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김진태 전 차장을 제40대 총장에 임명했다.

제41대 총장 후보군엔 김수남 당시 대검 차장(대구), 김경수 대구고검장(경남), 김희관 광주고검장(전북),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경북)이 포함됐다. 영남 출신 후보 3명에, 호남 1명으로 ‘구색 맞추기’란 비판이 뒤따랐다.

文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로 호남 인사, 여성 약진…영남은 제외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그러나 이번 후보추천위는 영남 출신 인사를 제외한 대신 강원과 충청 출신의 현직 검사장을 처음 후보군에 올렸다. 강원도 양양 출신의 오세인(52ㆍ18기) 광주고검장은 검찰 내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文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로 호남 인사, 여성 약진…영남은 제외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충남 예산이 고향인 조희진(55ㆍ19기) 의정부지검장은 국내 유일의 여성 검사장이다. 여성이 검찰총장 후보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지검장은 2007년 여검사로는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냈고, 2009년 첫 여성 차장검사가 된 이후 최초의 여성 지정창을 거쳐 2013년 차관급 대우를 받는 사상 첫 여성 검사장에 올랐다. 조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될 경우 69년 역사상 ‘첫 여성 검찰총장’이라는 타이틀까지 갖게 된다.

현재 검찰총장 자리는 지난 5월 김수남 전 총장 사퇴 이후 한 달 넘게 공석 상태다. 규정상 법무부 장관이 추천된 후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도록 돼 있지만 검찰총장의 공백 장기화를 막기 위해 장관 직무대행인 이금로(52ㆍ20기) 법무부 차관이 조만간 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