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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비서관실 업무” “취임전부터 국정기조”…책임 떠넘긴 ‘블랙리스트 3인방’
-정관주ㆍ신동철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이 업무 주도”
-김종덕 전 장관 “취임 전부터 블랙리스트 국정 기조”
-재판부, 오는 27일 판결 선고키로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른바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명단에 오른 예술인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등 3명이 최후 변론에서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장관 등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求刑)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3일 오전 김 전 장관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5)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결심(結審) 공판을 열었다. 특검팀은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실에서 반(反) 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문화예술인들의 이름이 적힌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파악했다. 명단은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문체부에 전달됐고, 문체부에서 명단에 오른 예술인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도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출판 진흥원 소속 임직원을 압박한 것으로 조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 전 장관 등 3인은 그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활용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날 최후 변론에서는 “문체비서관실의 업무였다”는 등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정 전 차관과 신 전 비서관 측은 블랙리스트 업무를 주도해서 챙긴 건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차관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정 전 차관이 청와대에 출근했을 당시는 일정 단체에 보조금 지급을 배제한다는 방침과 기준이 오래전에 결정된 상태였다”며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사이에서는 이미 몇차례 명단이 오고간 상태였다”고 했다. 신 전 비서관 측은 “김소영 전 비서관의 요청이 아니었다면 국민소통비서관실이나 정무수석실은 블랙리스트 관련 검토할 일이 없다”며 “정무수석실이 책임을 질 일이 있다 하더라도 책임 범위는 교문수석실이나 문체비서관실에 비해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이 취임하기 전부터 문체부에서 블랙리스트 업무가 국정기조로 자리잡은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비록 장관 직위에 있었지만 범행을 주도한 건 아니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직접 최후 진술을 하며 “문화예술계 보조금 정책 소위 블랙리스트는 제가 장관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중요한 국정기조로 자리잡고 있었고 시스템으로 정착돼있어서 문제없이 받아들였다”며 “결과적으로 많은 논란을 남긴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장관으로서 문체부 직원들의 적극적인 방패막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이용복 특검보는 김 전 장관과 정 전 차관, 신 전 비서관에게 “피고인들은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오후 2시 10분 김 전 장관 등의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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