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ㆍ박로명 기자]“예전에 비해 경찰들 모습 거의 보이지 않고 길을 안내할수 있을 정도만 해서 이미지가 좋다. 차선에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북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6ㆍ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여한 교육공무원 안모(46) 씨는 “지난 정권 동안 있었던 집회와는 달리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경찰의 달라진 집회 관리 방침에 엄지를 치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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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진행된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 대회는 달라진 경찰의 집회 대응 기조를 확인하는 기회였다. 이날 5만여명의 행진 대열을 인도하는 경찰들. [사진=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
이날은 도심의 대규모 집회에 대한 경찰의 대응 기조가 ‘진압과 차단’에서 ‘보호와 관리’로 전환되었음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사실상 첫 장이었다. 당초 총파업 대회에는 4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고됐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5만여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집회 관리를 위해 75개 중대 6000여명의 경력을 동원했다. 집회 참여 인원의 1/10을 갓 넘긴 숫자에 불과했다.
이전 집회 대응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차벽과 살수차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만 제한적으로 차량이 바리케이드 역할을 했다. 경찰은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살수차와 집회 장소 선택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차벽에 대해 지난달“일반적 집회 상황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벽 대신 등장한 것은 폴리스라인과 교통 경찰이었다. 세종대로를 따라 노란색 플라스틱으로 된 폴리스라인이 설치됐고 중간중간 경찰관들이 도열하는 것이 집회 참가자들이 신고된 집회 장소를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의 전부였다. 진압복을 입은 경비경찰은 눈에 잘 띄지 않았고 대부분이 교통 경찰이었다.
오후 4시 30분 본집회가 종료되고 행진이 시작되자 경찰관들은 바리케이드를 뒤로 빼고 집회 행렬이 이동할 동선을 따라 1~2ｍ 간격으로 도열했다. 행진 루트를 안내하기 위한 인간 표지판이었던 셈. 이후 행진에도 일부 지정된 차도를 벗어나는 참가자들이 차량과 부딪히지 않게 제지하거나 차량이 통행하는 차로와 구분을 위해 서있기만 할 뿐 행렬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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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진행된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 대회는 달라진 경찰의 집회 대응 기조를 확인하는 기회였다. 이날 5만여명의 행진 대열을 인도하는 경찰들. [사진=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
집회 참가자들 역시 변화된 경찰의 교통 통제와 차로 관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분위기였다. 이전에는 신고된 행진 루트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간혹 있었지만 이번에는 경찰의 신호에 따라 정해진 루트를 걸으며 구호를 외치고 피켓과 현수막을 들었다.
김우식 민주노총 경북본부 조합원은 “예전에는 소통하는 공간을 차단하고 안에 가두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다 열어둔 느낌으로 상당히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집회는 계속 질서있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후 집회 관리에 있어서도 경찰이 유연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했다.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