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변수는 안ㆍ홍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간의 중도-보수간 ‘반(反)문재인 연대’ 성사 여부다. 이에 따라 제 19대 대선 최종 결과는 지난 17대나 18대 대선 중 어느 한쪽의 사례와 비슷한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10년간의 범민주진영 집권기 다음의 대통령을 뽑았던 17대 대선은 ▷보수-중도-진보 후보의 ‘다자대결’ ▷범민주진영 유력 후보가 없는 ‘이명박 대세론’ ▷보수정부로의 정권교체로 특징지워진다. 반면 18대 대선은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범보수-범민주(진보) 진영 양자 맞대결이 이뤄져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투표일을 열흘여 남겨둔 27일까지의 이번 대선 판도는 보수-진보만 뒤바뀐 채 17대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17대 당시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거 전부터 줄곧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독주 태세였다. 이 전 대통령과 같은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출신인 이회창 후보가 독자 출마했지만 ‘이명박 대세론’을 흔들지 못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끝내 이 전 대통령을 따라붙지 못한 채 결국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차이로 졌다. ‘중도’를 표방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한때 바람을 일으켰지만 최종 5.8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주류 정치의 벽을 깨지 못했다. 진보 후보로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3.01%를 득표했다.
27일 발표된 리얼미터ㆍCBS 여론조사 결과(24~26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지지율은 문재인 44.4%, 안철수 22.8%, 홍준표 13.0%, 심상정 7.5%, 유승민 5.4%로 나타났다. 하루 앞서 발표된 한국리서치ㆍJTBC 조사(25~26일)에선 문 38.5%, 안 25.2%, 홍 12.3%, 심7.5%, 유 4.9%였고 알앤써치ㆍ데일리안 조사(23~25일)에서는 문 44.3%, 안 26.1%, 홍 14.8%, 유 4.6%, 심 4.3%였다. 어느 조사로든 ‘1강 2중 2약’이었던 지난 17대 최종 득표 결과와 ‘닮은꼴’이다.
이에 따라 ‘단일화’만이 현재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유일한 변수로 꼽힌다. 안ㆍ홍ㆍ유 후보간 단일화의 시나리오는 ▷“될 후보를 밀자”는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홍ㆍ유 지지층의 안 후보로의 결집 ▷3자 후보간 공식적인 ‘단일화’ ▷홍ㆍ유 후보의 사퇴 후 안 후보 지지 선언 등이 꼽힌다. 그러나 안ㆍ홍ㆍ유 세 후보가 공개적으로 3당간 공식 단일화를 거부한 만큼, 특정 후보의 사퇴나 지지선언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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