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성차별적 행태도 거론
-스파이서 “고개 가로젓지 마라” 발언 꼬집어
-“여성들 평생 모욕을 겪고 있어”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대선 패배 후 첫 대중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작심’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은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천 명의 여성 경영인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1호 법안’인 건강보험법 트럼프케어에 대해 “형편없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케어가 의회 표결에 부쳐지기도 전에 좌초한 것에 대해선 “모든 미국인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사진제공=AP] |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가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저항의 물결’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난민 문제나 유권자 탄압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들에 저항할 것을 촉구하며 “이들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이 나라를 잘못된 길로 이끄는 나쁜 정책들”이라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 정부 인사들의 성차별적인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흑인 여기자를 향해 “고개를 가로젓지 마라”고 지적한 것을 거론했다.
스파이서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에 대한 답변에 흑인 여기자가 고개를 가로젓자, 불쾌한 듯 “다시는 고개를 가로젓지 말라”고 요구했다.
클린턴은 “너무나 많은 여성이 평생 이러한 모욕을 겪고 있다”며 여성들에게 굴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여성 고위 공직자 수가 한 세대 만에 최저”라며 트럼프 정부의 남성중심적 색채를 꼬집었다.
클린턴은 지난해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첫 주요 정당 여성 대통령 후보였으며, 자신이 당선되면 내각의 절반을 구성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혀왔다.
클린턴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발언을 대중 앞에서 내놓은 것은 대선 패배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대선 패배 후 공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가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산책하는 모습만 공개됐다.
하지만 이달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해 대선 패배 이후 허심탄회한 소회를 밝히며 활동 재개를 암시했다. 그는 “그동안 사적인 관계에 집중했으며 가족, 친구들이 내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줬다”며 “(내가 느낀) 진실은 인생이 우리에게 항상 좌절을 안겨준다는 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한 모임에서는 “이제 숲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됐다”고 밝히며 정치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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