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 이슬람 성향 논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터키 군대의 히잡(이슬람교 스카프) 착용 금지 규정이 폐지됐다. 이로써 터키의 모든 공공기관에서 히잡 착용이 허용됐다.

BBC는 22일(현지시간) 터키 정부가 여군의 히잡 착용 금지 규정을 폐지했다고 보도했다.

터키공화국 수립 후 ‘세속주의 수호자’로 여겨진 군대는 히잡이 금지된 마지막 조직이었다.

터키, ‘세속주의 수호자’ 군대서도 히잡 허용

터키는 1980년대에 공공기관의 히잡 착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슬람 성향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 후 공공기관의 히잡 금지 규정을 하나씩 철폐해왔다.

지난 2010년에는 대학에서 히잡을 허용했고, 2014년에는 여고생에게도 히잡을 쓸 수 있게 했다.

쿠데타 후 지난해 8월에는 경찰 근무 중 히잡 금지 규정을 폐지했으며, 이번에 마지막 히잡 금지 조직인 군대에서도 착용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히잡 금지가 과거의 편협한 흔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같은 그의 행보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터키 세속주의자들은 히잡은 종교적 보수주의의 상징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슬람주의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신앙심 깊은 세대’를 키우겠다는 선언 아래 공립학교들을 이슬람 학교로 바꾼 것도 지적하면서,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 기반인 이슬람 보수층만을 위해 통치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