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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後] 유전적 한계? 입시지옥 탓?…고3 키, 오히려 줄었다
-男 고3 173.5cm…10년간 0.5㎝ ↓
-10명 중 4명 “수면 6시간 이내”
-전문가 “수면ㆍ운동부족 등 원인”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의 평균 키가 10년 전보다 오히려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영양 과잉시대에 접어든만큼 유전적인 한계일 수 있다는 추정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운동ㆍ수면 부족과 영향 불균형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옥같은 입시경쟁에 내몰리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고단한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일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3일 교육부의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고3 남학생 지난해 평균 키는 173.5cm로 10년 전 174.0㎝보다 0.5㎝ 작아졌고, 고3 여학생 역시 160.9cm로 10년 전 161.1cm보다 0.2cm 줄어 거의 제자리 걸음상태입니다. 본격적인 입시경쟁에 뛰어드는 고등학생의 경우 1년에 1cm도 채 자라지 못했습니다. 고1 남학생 172.2cm, 고1 여학생 160.5cm인 것과 비교해 보면 2년간 각각 1.3cm, 0.4cm 밖에 크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아침밥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숨차게 뛰어다니는 시간은 줄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수면 시간에 대해 고등학생 10명 중 4명 이상(43.9%)이 ‘6시간 이내’라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키가 클수 있는 ‘골든타임’이 줄었다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햄버거ㆍ피자 등을 먹는 비율은 초등학생이 64.6%, 중학생이 76.1%, 고등학생이 77.9%로 2015년보다 각 1.2∼1.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아침밥을 거르는 학생 비율은 고등학생이 16.8%로 높아졌고 일주일에 사흘 이상 숨차거나 땀나게 운동하는 고등학생 비율은 24.4%로 낮아졌습니다.


김혜영 숙명여대 교수는 “입시 중심의 교육체제가 문제”라며 “밤 늦게까지 학원 등을 돌며 공부하고 (부족한 잠으로 인해) 다음날에도 피로 풀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김 교수는 “비만율 높고 키가 작아진다는 것은 학생들의 생활 균형이 깨진 것”이라면서 “학생들은 사교육 등으로 인해 밤늦게 공부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침을 거르게 되는 경우가 많고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끼니를 때워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성장 발달에 필요한 체육활동의 부족도 청소년 평균 키 정체현상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요즘 학생들은 신체 활동 시간이 적어 발육이 제대로 안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학교 체육교육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청소년의 키 성장의 주요 요소로 지목되던 영양섭취는 오히려 비만을 걱정해야 만큼 과잉상태로 접어들면서 한국인의 유전적인 성장 잠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영양상태가 좋아서 예전보다 평균 키가 많이 커졌지만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유전적인 한계 때문에 더 이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식단이 서구화되고, 어릴때부터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신체발달이 예전보다 조기화된 경향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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