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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구속] 특검의 도박… 매출 300조 삼성을 멈추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5가지 혐의로 재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되면서 삼성이 멈춰섰다. 우려됐던 그룹 총수의 장기 부재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그룹과 계열사들의 경영도 올 스톱 상태가 될 것이 명확해졌다.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과 검찰 수사, 영장 재청구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삼성의 각종 투자 계획과 고용계획 등도 안개속에 빠지게 됐다.

17일 오전 5시 30분께 서울중앙지방법원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판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삼성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삼성 관계자는 “별다른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당장 현안으로 부상한 위기 사업은 세계 최대 전장 기업인 하만 인수다. 하만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후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삼성전자와의 합병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안건이 주주 50% 이상으로부터 동의를 얻으면 삼성전자와 하만의 합병은 가결된다. 하만이 삼성의 ‘자회사’가 되는 셈이다.

하만의 일부 주주들은 얼마전 인수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됐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대해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국가 경영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범죄 혐의가 짙은 국가의 기업에 세계적 기업인 하만을 넘겨서야 되겠냐는 반감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대상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될 경우 삼성의 해외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난관에 봉착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가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수십년 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하락함은 물론 기업의 존망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사 지연도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도미노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킬 부분이다. 삼성은 통상 지난해 12월 실시되는 사장단 인사 이후 모든 인사를 특검 종료 시점 이후로 미뤄둔 상태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된 지난달 18일까지만 해도 특검 종료 시점과 삼성의 쇄신안 발표 등은 재계의 화두였다.

그러나 이날 새벽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관련 계획에는 모두 ‘보류’ 딱지가 붙게 됐다.

삼성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삼성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의 부재는, 굵직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타이밍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

삼성안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비브랩스(인공지능 플랫폼)와 데이코(럭셔리 가전 브랜드)·애드기어(디지털 광고)·조이언트(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인수합병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밖에서 보는 것 보다 삼성 내부에서 바라보는 위기감은 훨씬 더 심각한 것”이라며 “특검의 이 부회장 구속이 몰고올 여파가 향후 10년간 재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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