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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감치료제 ‘빅2’시장, 다자체제로
매출 400억 독감치료제 시장
타미플루·한미플루 독식
올 8월 타미플루 특허만료 앞두고
일양약품·광동제약 제네릭 허가
유한양행등 10곳도 개발경쟁


#. 주부 김모(40) 씨는 지난해 말 독감이 유행한다는 소식에 3살 아이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맞췄다. 하지만 올해 초 아이에게 감기 증상이 보여 병원을 방문했더니 독감에 걸렸다며 독감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들었다. 김 씨는 독감백신이 다른 백신보다 예방률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백신까지 맞췄는데 독감에 걸렸다니 당황스러웠다. 김 씨는 병원에서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처방받았지만 타미플루를 복용했을 때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불안했다. 하지만 독감 치료제로는 타미플루만이 처방되고 있어 이 약을 아이에게 먹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초ㆍ중ㆍ고교에서 조기 방학까지 실시하게 만들 만큼 유례없는 독감 유행으로 독감백신과 독감치료제를 보유한 제약사는 매출에 쏠쏠한 재미를 봤다. 특히 두 제품만 공급되고 있는 독감치료제 시장은 거의 독식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 해에는 이런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경쟁 체제로 바뀔 전망이어서 제약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내년 초에도 독감 유행 예상=질병관리본부 독감 표본 감시 결과에 따르면 지난 52주차(지난해 12월 18~24일) 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당 86.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환자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초ㆍ중ㆍ고교가 개학 시즌을 맞이하면서 독감에 대한 우려는 아직까지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독감은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 유행은 올해 말~내년 초에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파는 다음 겨울에도 예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초ㆍ중ㆍ고교의 집단 생활 역시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김 씨의 아이처럼 백신을 맞았다 하더라도 독감백신의 예방률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 60~80%에 머문다.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노인이나 영유아들의 예방률은 50% 정도로 떨어진다.

▶타미플루ㆍ한미플루, 지난해 400억 매출…시장 독식=현재까지 독감치료제로 사용가능한 제품은 단 두 개 뿐이다. 로슈의 ‘타미플루’와 한미약품의 ‘한미플루’가 유일하다. 지난해 독감 유행으로 두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는 재미를 톡톡히 봤다.

국내에서 타미플루를 판해하고 있는 종근당의 원외처방액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까지 타미플루 처방액은 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73.6%가 증가한 수치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2월 출시한 한미플루로 7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독감 치료제 두 제품의 처방액이 400억원에 가까운 셈이다. 이는 지난해 12월까지만 집계된 처방액이기 때문에 올 해 1월까지 처방액을 합치면 400억원은 거뜬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양약품ㆍ광동제약, 타미플루 제네릭 허가…8월 출시 예정=하지만 올해 말에 다시 독감이 유행한다고 해도 이 두 제품의 독주 체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식약처는 일양약품의 타미플루 제네릭 ‘플루렉스캡슐75㎎’과 광동제약의 ‘펜플루캡슐75㎎’의 시판허가를 승인했다. 이 두 제품은 모두 8월 23일 타미플루의 염(의약품의 용해도 변화 성분) 특허가 만료됨과 동시에 바로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타미플루는 지난해 2월 물질특허가 만료됐고 오는 8월 23일 염 특허까지 만료되면서 특허 빗장이 완전히 풀리게 된다. 한미약품의 경우 독감치료제 시장의 빠른 선점을 위해 염 성분만을 변경한 한미플루로 지난해 2월부터 타미플루의 독식 시장을 조금이나마 견제해왔다.

하지만 8월 말이 되면 독감치료제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에서 타미플루 제네릭으로 가장 먼저 식약처 시판허가 승인을 획득한 일양약품 관계자는 “타미플루의 염 특허까지 만료가 되는 8월 23일 이후부터 많은 제네릭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양약품은 타미플루 제네릭을 넘어 타미플루의 내성 부작용까지 없앤 항바이러스 제제 신약을 오랜 기간 개발해왔고 이를 통해 국내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제네릭 준비 중인 제약사 10여곳=한편 일양약품과 광동제약 외에 타미플루 제네릭을 준비 중인 곳은 10여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해 10~11월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곳은 한미약품, 코오롱제약, 경동제약, 유한양행 등이고 JW신약, 유니메드제약, 한국콜마 등도 생동성시험을 받은 뒤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위사 중에는 타미플루를 판매하고 있는 종근당이 ‘타미비어’를, 대웅제약이 ‘타미빅트’ 등의 보험약가를 이미 받고 8월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타미플루는 8월에 특허가 만료되면서 약가도 현재보다 30% 정도 인하될 예정이다. 현재 타미플루75㎎의 정당 약가는 2586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8월 말 타미플루의 특허가 만료됨과 동시에 많은 제네릭 제품들이 독감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몇몇 제약사들은 이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타미플루를 판매해 본 경험이 있는 종근당과 같은 제약사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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