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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위그룹 대혼전…대선 마라톤, 풀코스? 하프코스?
안희정·황교안·이재명·안철수 등
전략 재수정 위한 ‘히든카드’ 주목
1위 독주속 아직 막판역전 가능성

스타트 총성은 울렸다. 10㎞쯤은 뛴 듯 하다. 벌써 중도탈락자가 나왔다. 해외에서 들어온 ‘월드스타급’ 주자였지만, 국내 지형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1위 주자는 벌써 저만큼 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추격 가능권이다. 2등그룹은 뭉쳐서 혼전 중이다. 모두에게 ‘페이스 조절’이 관건이다. 이번 레이스는 하프코스에서 끝나는 단축 게임이 될지, 풀코스 마라톤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페이스메이커’로 예상됐던 주자가 골인지점에 먼저 도착할 수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라톤으로 보는 이번 대선 레이스다.

6일까지의 대선주자 여론조사 지지도 변화 추이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레이스를 닮았다는 분석도 있다. 1위를 앞세우면서도 혼전 양상의 2등 그룹에서 언제든 역전 주자가 치고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후보 단일화’같은 자기 팀 밀어주기전략이 나온다면, 견제받던 1위와 치고 나선 2위의 승부가 막판 ‘발 내밀기’로 갈릴 수 있다. 지난 2012년에 치러진 18대 대선이 그랬다.

6일 발표된 여론조사까지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 추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초반대의 ‘박스권 1위’를 달리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2~3위를 다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까지 10% 내외의 지지율로 2등 그룹을 형성했다.

대선레이스를 마라톤과 비유하자면 6일 현재 각 대선주자들은 첫 터닝 포인트가 되는 11㎞ 지점을 향해가고 있다.풀코스에서 4분의 1이 갓 넘는 11㎞부터 선수들은 음식물을 섭취하고 이후 스펀지로 물을 공급받는 ‘스펀지 포인트’가 나온다. 여기까지 버티면 우선 한숨 돌리고 향후 완주 전략을 재설계할 수 있다. 대선레이스에서는 ‘당 경선’이 이뤄지는 시기와 유사하다. 이 지점까지만 버티면 금전적ㆍ정책적으로 당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캠프도 제대로 구축하게 된다. 반 전 총장도 이 지점까지 이르지 못한 채 포기했다.

마라톤의 핵심은 페이스 안배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선 레이스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으니 전략을 세우기가 힘겹다. 지난 대회 경험이 있는 문재인ㆍ안철수란 두 유력 선수에도 올해 대선은 쉽지 않은 승부다.

‘페이스메이커’도 관심사다. 통상 페이스메이커는 30㎞내외를 달린다. 페이스메이커도 아무나 할 수 없다. 무작정 선두를 치고 나가면 30㎞를 달릴 힘이 없다. 경쟁자를 유인할만한 완급조절을 발휘해야 한다.

마라톤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선수가 도란도 피에트리다. 그는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유롭게 1위를 달리다 결승선 10여터 앞에서 탈진으로 쓰러졌다. 42㎞ 넘게 달려 1위를 유지했다가 불과 10여미터를 앞두고 쓰러져 결국 실격했다.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안심해선 안 될 대선 마라톤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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