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말 여신잔액 730조 ‘2.4%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은행권에 비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취약계층이 이용이 많은 비은행권 대출의 특성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 대지진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31일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잔액(한국은행)은 729조8171억원이다. 10월보다 2.4%(16조8710억원) 불어난 것으로 증가폭으로는 2009년1월(15조6888억원) 이후 최대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상호금융사(농ㆍ수ㆍ축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을 포함한다.

은행권의 대출 옥죄기로 대출을 받기가 팍팍해진 탓에 서민들이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면서 일명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문제는 비은행권으로 전이된 대출 ‘풍선’이 언제 터질지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2.19%로 예금은행 가계대출(3.20%)의 7배에 달한다. 특히 비은행권의 경우, 저소득(소득 하위 30%)·저신용자(신용등급 7~1등급)·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빚을 진 경우)등의 취약 차주가 대부분이어서 고금리 신용위험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한은이 신용조회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입수한 약 100만명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주택담보대출에서 저소득(연 소득 3000만원 미만) 차주의 비중은 2013년 말 27.4%에서 2015년 9월 말 32.3%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금융권에서는 소득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취약계층의 제2금융권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