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취임후 첫 행보는…‘무역협정’ 손보기
-캐나다, 멕시코와 “NAFTA 재협상 시작”
-27일 영국 메이 총리와 첫 정상회담, 양자협정 논의될듯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취임 이틀 만에 굵직한 무역협정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돌입을 선언했으며, 최근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한 영국과의 양자 무역협정을 1순위 국정 의제로 올렸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NAFTA 해당국인 멕시코, 캐나다 정상과 잇달아 정상 회담 일정을 잡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백암관 참모진 시무식에서 “대선 때 강조했던 것처럼 NAFTA와 이민 문제, 국경에서의 치안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곧 만날 예정”이라며 “그들과 만나 NAFTA 재협상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재협상을 양국이 거부할 시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으름장’도 놨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NAFTA의 재협상을 공약했다”며 “만약 우리의 파트너(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정 위반 사례를 전부 찾아내고 이를 시정하는 연방 정부 차원의 조처를 내리는데 모든 수단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NAFTA는 재앙”이라고 규정, 취임 100일 내 NAFTA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또 TPP에서 탈퇴하고, 한미 FTA를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현실화까진 수많은 장벽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NAFTA 재협상에 동의하더라도 대다수 공화당원이 오랜 기간 자유무역을 지지해왔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미 의회 통과도 수월한 상황은 아니다. CNN은 “미 의회에서 NAFTA의 재협상안이나 폐기안이 통과되려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NAFTA의 조건을 변경하거나 거래를 철회하면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 인상 요구를 받을 수도 있어 ‘도미노 파장’도 예상된다. 수입물가 급등과 캐나다 멕시코에서의 미 상품의 경쟁력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정 재협상을 위해 의회 문턱을 넘더라도 미국의 수입물가 급등과 더불어 주요 수출시장인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미국 상품 경쟁력 약화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번 타자는 NAFTA지만, 이어지는 무역전쟁에는 한미 FTA도 포함돼 있어 한국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내내 한미 FTA의 재협상을 구호로 외쳐왔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만일 한미 FTA가 올해 폐기된다면 2020년까지 수출만 130억달러, 일자리 12만7000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게티이미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를 미 워싱턴으로 초청해 외국 정상으론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취임 이후, 메이는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EU 완전한 결별) 선언 이후 처음 갖는 정상회담이다.

영국이 완전한 탈(脫)EU를 추진하면 이제 미국 등 다른 나라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영국의 브렉시트를 지지해온 터라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자연스럽게 새 무역협정의 체결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미국의 경제동맹 관계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북미문제에 대한 멕시코와 캐나다 지도자들과 회의를 열고,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와 양국 무역협정을 위한 토대 마련을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보는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덧붙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1994년 1월 정식 발효된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 3개국 간 관세를 없애 상품과 서비스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게 골자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은 멕시코서 조립,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철폐했으며, 멕시코도 해당 분야 관세를 모두 철폐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의 멕시코 이동으로 인한 실업의 증대로 미국 내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돼왔다.

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